당근알바·시몬스 '겨울잠 알바'
지원자 6만명…조희진 씨 선정
“흥미로운 경험…좋은 기회 돼”
▲ 수면 전문브랜드 '시몬스'가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과 함께 진행한 '당근알바×시몬스 겨울잠 알바'로 선정된 조희진(28)씨가 알바비로 받은 300만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시몬스

“침대에서 잠만 자도 알바비 300만원을 준다고?”

극심한 취업난 속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구인 광고 하나가 올라왔다.

수면 전문브랜드 '시몬스'가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과 함께 지난 1월3일부터 23일까지 숙면을 취하고 아르바이트비 300만원을 받는 '당근알바×시몬스 겨울잠 알바'를 모집했다. 그 결과 6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단 한명에게만 행운의 기회가 돌아갔다.

지난 3일 이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스토어'에서 진행된 겨울잠 알바에는 6만대 1의 경쟁률을 뚫은 행운의 주인공, 조희진(28)씨가 참석했다.

여느 아르바이트와 마찬가지로 조씨에게도 잠옷과 수면 안대 등 '알바 복장'이 주어졌다.

조씨는 용모 복장을 갖춘 뒤 업체 내 '수면연구 R&D센터'를 둘러보는 것으로 첫번째 아르바이트 일정을 소화했다.

R&D센터 내에서는 수면에 대한 모든 것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250여 가지가 넘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마치 아이라도 된 듯 들떠 있는 모습의 그녀는 매트리스 위를 이리저리 뒹굴며 업체가 내세웠던 광고 카피에서 처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체험 해 보였다.

이어 본격적인 '겨울잠 꿀알바' 업무가 시작됐다. 이번엔 안대까지 제대로 갖추고는 이불 밑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장내는 조씨를 촬영하는 카메라 셔터 소리만 나직이 들릴 뿐, 적막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30여분이 지났을까 곧 퇴근을 알리는 자명종이 시끄럽게 울렸지만 조씨는 도통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깨우고 나서야 잠에서 깬 그녀는 여전히 잠이 가시지 않았는지 졸린 눈을 비벼댔다.

평소 좋은 침대에서 자보고 싶었다던 조희진씨는 이번 아르바이트 구인광고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지원했다.

조씨는 “잠 때문에 회사에서 해고됐던 일화와 'AI 수면대회'에 참여했던 독특한 이력 덕분에 선정된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유학을 앞두고 이번 아르바이트 기회가 좋은 선물이 됐고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알바비로는 비행기 티켓을 사는데 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