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르노 그래피 중독자다”
▲ 故 최경태 작가 모습.

성적 욕망을 미성년자와 포르노그래피라는 불구적 형식으로 표현한 인천대학교 81학번 최경태 작가의 유작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1957년생인 故최 작가는 1980∼1990년대 민중미술 기조의 작업을 했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서 포르노를 주제로 파격적인 장르를 선보이며 논란을 불러왔다.

당시 전시를 보던 관람객이 경찰에 신고해 음란물공연이라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때 경찰은 전시작 35점을 모두 압수해 불에 태웠다. 특히 교복을 입었거나 어린 소녀들을 내세운 '여고생' 시리즈는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작이었다. '역겨운 중년의 불법적 변태'라는 평가로 그림을 소장한 컬렉터들도 숨겨놓고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 작가는 죽는 날까지 개인의 확신과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난 여전히 포르노그래피 중독자다. 하수도가 정비되지 않으면 물이 결국 넘치게 된다. 포르노그래피로 대한민국 정치, 사회 전반에 딴지를 거는 중”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모교인 인천대학교는 “최 작가는 전에 없던 주제의 선점으로 비판과 주목을 함께 받았지만 2010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 전개된 정신적 유행과 화해할 수 없어 퇴조의 길에 들어섰다”며 “간경화로 인해 건강이 악화하다가 안타깝게 2021년 생을 마감했다”고 평론했다.

인천대는 그의 별세 3주기에 맞춰 유작을 모아 갤러리 '아르떼숲'과 '나무화랑'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나무화랑에서 2월9일까지 아르떼숲에서 2월19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아르떼숲에서는 2월5일 오후 4시 관련 세미나가 열리기도 한다. 김진하, 반이정, 장경호, 차기율, 최민하가 패널로 참여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