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소각장 확충 실무협 10개 군·구에 건의]

하남 유니온파크 성공사례 소개
지하는 소각장, 지상은 체육공원
폐기물 하루 최대 48t까지 처리

부평·계양 2500억 예산이면 가능
시 “혐오시설 발상의 전환”강조
▲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유니온파크' 전경. 바로 옆으로 스타필드 하남점이 위치해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유니온파크' 전경. 바로 옆으로 스타필드 하남점이 위치해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인천시가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기 위해 자원순환센터(소각장)를 확충하는 내용을 다루는 실무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지난 31일 10개 군·구에 건의했다. 최근 자원순환센터 정책을 군·구 주도로 전환해 추진하기로 한 인천시는 본격적으로 각 지자체를 논의 테이블에 앉히겠다는 각오다.

관건은 실무협의회에 10개 군·구가 얼마나 자율적으로 참여할지에 대한 부분이다. 인천시는 “소각장이 혐오 시설이던 시절을 지났다”라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1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스타필드 하남점 옆으로 딱 봐도 아파트 건물보다 높아 보이는 전망타워가 눈에 띄었다. 105m 전망타워에 올라 내려다보니, 한강과 미사경정공원조정카누경기장, 뒤로는 미사강변도시 아파트 숲이 펼쳐졌다.

하남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하루 최대 48t까지 처리하는 '유니온파크'는 겉으로 볼 때 거대한 체육공원이었다. 농구장과 테니스장, 어린이 물놀이시설 그리고 전망타워까지 있었다.

정작 유니온파크 실체는 땅 아래에 있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지하에는 소각장뿐 아니라 하수처리시설과 음식물 자원화시설, 재활용품선별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기피·혐오시설로 불리는 모든 환경기초시설이 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이날 점심쯤엔 소각장에서 맡을 법한 기분 나쁜 냄새는 찾아볼 수 없었다.

최명환 인천시 자원순환과장은 “지하 시설을 음압 상태로 유지하고 별도 악취 포집 시설도 운영하면서 과거 소각장에서 발생하던 악취와 분진, 혐오 외관 등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며 “유니온파크 2015년 당시 건설비용이 3031억원이었다. 인천은 소각장만 지으면 되니까 부평과 계양 광역 소각장 기준으로 2500억원 예산이면 이 정도의 시설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유니온파크가 국내 자원순환센터 선진 사례로 꼽힌다고 해도 완벽에 이른 수준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쓰레기 운반 차량에 대한 부분인데 차량이 드나드는 새벽 시간대나 여름철에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온파크 인근 주민 김윤희(37)씨는 “처음 이사 오는 이웃들은 여기가 소각장인 걸 모른다”면서도 “다만 이른 아침 쓰레기를 운반하는 대형 차량에 대한 불편은 확실히 있다”고 귀띔했다.

인천시는 그동안 인천을 동서남북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광역 소각장을 확충하는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는 2026년이 몇 년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각 지자체들이 부지 선정에서 발생하는 민원 대처 등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판단하에 소각장 확보 방안을 군·구가 직접 고민하라고 정책을 바꿨다. 폐기물처리의 책임은 관련법상 기초단체인 군·구에 있다는 게 인천시 해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자체들끼리 힘을 합쳐 광역 소각장을 만들거나 아니면 단독으로 하겠다고 해도 시는 어느 상황에서든 지원할 것”이라며 “소각장 마련은 꼭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들이 나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