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열 애스컴시티뮤직아트페어 대표∙문학박사
▲ 이장열 애스컴시티뮤직아트페어 대표·문학박사

이즈음 세상 풍경이 하수선 하기 짝이 없다. 심하게 말하면 지금 풍경을 두고 해방공간 3년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기저기서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 정치에 대한 테러, 온라인상에서 쏟아져 나오는 확인되지 않는 가짜 뉴스, 북한의 군사적 위협들이 일상화된 지금이 딱 해방공간의 그 위험천만 상황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른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고, 다른 이야기는 완전히 배제해 버리는 태도의 일상화가 우리 사회를 갈등이 증폭하는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아예 딴 세상 사람들로 분류해 버린다. 그렇게 되면 될수록 인류라는 공동체 문화가 그 빛을 발하고 결국에는 서로 간의 씻을 수 없는 행동을 가져오게 한다.

해방공간 3년 동안 쌓인 한반도 내 갈등은 1950년 6월25일 전쟁으로 폭발했다. 전쟁의 후유증은 지금도 상처가 남아 있다. 어떤 다른 목소리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대표적인 전체주의 국가가 지구상에 존재한다. 그곳은 북한 사회다.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을 교화소에 집어넣는 행위를 버젓이 자행하는 북한에서 인류가 지닌 보편적 권리를 찾는다는 것은 애당초 기대하기 힘들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보면, 북한 전체국가처럼 개인의 눈과 귀, 입을 막아선 불길을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전체주의 국가는 개인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다. 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귀납주의에 빠져 반증 가능성을 상실하고, 비판적 목소리는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면서 인류에게 큰 고통스러운 사회와 개인의 자유가 안전 박탈된 사회, 곧 닫힌 사회가 된다고 경고했다. 칼 포퍼는 반증 가능성 이론은 어떤 이론도 다른 이론에 의해 반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동안에만 이론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턴의 물리학이 이론일 수 있었던 것은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에 의해 반박될 처지에 놓여 있는 동안이라는 것이다. 요약하면, 세상에 절대적인 이론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는 빈틈이나 반증 근거가 존재하기에 지식으로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사물과 진실을 대할 때 빈틈이 있음을 염두에 둬서 접근해야 열린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칼 포퍼의 반증 가능성 이론은 여전히 우리 인류가 염두에 두어야 할 인식론이다.

그런데, 지금 여기 우리 사회는 칼 포퍼가 경고한 반증 가능성을 열어 놓지 않는, '닫힌 사회'로 가는 위험천만한 신호들이 한국 사회에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며 멈출 기세가 없어서 너무나 걱정스럽다.

이제 이 무서운 전체주의 사고를 끊어내어야 한다. 이렇게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미래 세대들이 더 나은 사회에서 삶을 영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고 지금 세대가 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장열 애스컴시티뮤직아트페어 대표·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