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예비후보 사무실 건물서
50대 남, 현수막 불 붙이고 도주
화재 긴급 진화…6층 건물 '아찔'

이재명·배현진 직접 테러 이어
살인 예고·협박도…수사중
경찰, 정치인 신변보호 TF 가동
▲ 이재명 대표,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 당시 모습. /인천일보DB

4·10 총선을 70일 앞두고 정치인을 상대로 한 혐오 테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정치인 신변 보호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경찰에 따르면 30일 더불어민주당 김기성 평택을 국회의원 예비후보 선거 벽보를 불에 태운 50대 A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및 현주건조물 방화미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9일 오후 7시30분쯤 평택시 안중읍 소재 김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건물 내에서 예비후보 사진과 함께 '윤석열 심판'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강제로 뜯은 후 불을 붙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집 근처에서 긴급체포 된 그는 경찰 조사에서 “민주당이 싫어서 (벽보를) 불태웠다”며 “당시 술 취한 상태였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A씨 정치혐오 불씨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6층짜리 건물 1층에는 김 예비후보 선거사무실뿐 아니라 대중 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도 함께 있었다. 다행히 사건 발생 후 건물 내에서 울린 화재 경보를 들은 자원봉사자가 급하게 불을 껐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방화 사건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반사회적 테러”라며 “정치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혐오가 부른 정치인 테러와 무관하지 않다”고 철저한 수사를 경찰에 촉구했다.

같은 날 경기남부경찰청은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한 살인 예고 글을 쓴 혐의(협박)로 50대 B씨를 형사 입건했다. B씨는 지난 9일 한 언론사 기사 댓글에 '이 대표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겨냥한 살인 예고·협박 사건 등 5건을 추가 수사하고 있다.

정치인에게 직접 해를 가하는 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5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서울 강남지역에서 중학생 C(15)군으로부터 둔기로 공격당했다. C군은 '(배 의원이) 정치를 이상하게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일정을 진행하던 중 김모(67)씨에게 피습 당했다. 검찰은 “총선에서 이 대표 주도로 종북세력이 공천받아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되는 걸 저지하려 했다고 김씨가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정치인 대상 테러 예방을 위해 각 정당과 신변 보호 강화 TF를 구성하고, 순찰 및 유세 현장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남부청도 경찰관기동대와 특수임무팀 등을 편성해 정치인 근접 경호에 투입할 예정이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