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방문규·이수정 회견
공교롭게 '중앙당 영입' 3명
출마 예비 후보들 합동 공약

“마치 공천 확정된 듯한 행동”
당내 곱지않은 시선·목소리
▲ 수원 갑∙병∙정 국민의힘 예비후보 3인이 합동 공약을 발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수원지역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30일 합동 공약을 발표했다. 험지 중 험지로 꼽히는 수원을 탈환하기 위해 연대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공교롭게도 중앙당이 영입한 인사들만 함께했다.

이를 놓고 당내에서는 예비후보들이 마치 공천이 확정된 것처럼 한 행동이라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김현준(전 국세청장) 수원갑 예비후보, 방문규(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수원병 예비후보, 이수정(경기대학교 교수) 수원정 예비후보 등 3인은 이날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통인프라 공약을 냈다.

현재 수원지역에 출마하려는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는 모두 9명이다.

김현준 예비후보는 수원~강남 고속도로 신설 추진을 약속했다. 동수원사거리에서 조원IC를 거쳐 강남지역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김 예비후보는 1조3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북수원지역에서 강남까지 17㎞로 약 10분 내에 서울접근이 가능해져 강남까지 10분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고 했다.

방문규 예비후보는 수원역∼성균관대역 철도 지하화를 발표했다. 수원역부터 성균관대역 사이와 인근 구간 지하화를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방 예비후보는 "지하화 사업은 동서 간 단절을 극복하고 낙후된 원도심 내 민간투자를 촉진시켜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원의 백 년을 설계할 절호의 기회다"고 했다.

이수정 예비후보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수원 연장 공약을 냈다. 수원 도심에서 서울 수서까지 35㎞를 3호선으로 연장해 연결한다는 것이다. 이 예비후보는 "우리 수원 시민들의 하루 중 잃어버린 1시간을 돌려 드리겠다"며 "더 이상 버스를 놓쳐 발을 동동 구르고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예비후보 3인은 교통인프라 공약 외에도 청년, 복지, 안전 등 다양한 분야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책 준비 과정에서 3인뿐만 아니라, 수원지역에 출마하려는 국민의힘 예비후보와도 함께할 구상을 세웠다.

방문규 예비후보는 "수원지역 예비후보들은 기본적으로 원팀으로 움직인다고 봐달라"며 "생활, 지역 주민 애로 사항 등 분야마다 묶어서 예비후보별로 발표 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이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발표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 전체와 연대 필요성, 협의 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역 한 예비후보는 "(이날 발표는) 중앙당에서 영입한 인사 3명만 한 것이다"며 "본선 진출자들이 결정됐을 때 하는 행동인데, 이는 다른 예비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지방의원도 "공천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마치 후보로 확정된 것처럼 행동한다"며 "수년간 지역을 지켜온 다른 예비후보들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글·사진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