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캠퍼스 부지 확보 어려움
추가 투자 구상 단계부터 암초
공장 설립 국내외 러브콜 쇄도
인천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 현장.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 인천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 현장.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고속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가 투자 단계에서 암초를 만났다. 건설 중인 제2바이오캠퍼스에 이은 생산 설비 확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부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해외나 다른 지역에 공장이 설립돼 인천 생산 기지가 쪼개질 가능성도 떠오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삼성바이오와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삼성바이오 투자 계획은 구상 단계부터 벽에 부딪혔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대할 후보지로 기존 공장이 모인 송도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부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제3캠퍼스 면적은 최대 20만㎡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는 단계별 확장 전략에 나서고 있다. 2011년 설립 이후 송도 5공구 27만4000㎡ 면적 부지에 착공한 제1캠퍼스(1∼4공장)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4공장이 전체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매출액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제2캠퍼스(5∼8공장) 건립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2022년 인천시와 4260억원에 송도 11공구 35만7366㎡ 면적의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한 삼성바이오는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는 단일 기업으로 세계 1위 규모인 총 78만4000ℓ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다.

'초격차'를 앞세운 삼성바이오는 10년 후를 내다보는 제3캠퍼스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비교하면 설비 투자를 선제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제성을 고려해 송도 설립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캠퍼스 청사진이 부지 문제로 첫발도 떼지 못하자 인천이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 다른 지역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지에서도 삼성바이오 유치를 노리는 '러브콜'이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주영 인천경제청 차장은 “삼성바이오 생산·연구 역량은 지역경제에 동력”이라면서도 “법 체계 내에서 다각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