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폐지·평일 전환 움직임
마트-전통시장 상권 연관 논쟁
인천 원도심은 지역별 천차만별
지자체 특성 맞춤 상생안 필요성
정부가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를 폐지하려는 가운데 이미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선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를 시작으로 충북 청주시 등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이 아닌 평일로 바꿨다. 수도권에선 서울시의회가 최근 이런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서초구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28일부터 매주 일요일에 정상영업하고, 매월 둘째·넷째 수요일에 쉬기로 했다.
올해 두 번째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었던 28일, 계양구 계양산전통시장에는 주말 장사가 한창이었다. 300m도 안 되는 직선 경사로에 들어찬 상점들은 동네 주민과 계양산을 찾은 등산객 등을 상대하고 있었다. 인천에선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을 휴일로 정하고 있다.
이곳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시장 근처에 대형마트가 두 곳 있어서 아무래도 대형마트 쉴 때, 유입되는 소비자층이 분명 있다”고 전했다. 계양산전통시장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 계산택지 인접지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자리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제수·잡화 등을 취급하는 상인은 “시장 건너편에 식자재마트만 3곳이다. 혹한기나 혹서기에 대형마트 문 닫으면 가장 큰 수혜자는 식자재마트다”라고 주장했다.
인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상권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해 지역 25곳 대형마트 주변의 전통시장 위치를 분석했다. 강화와 옹진을 제외한 8개 구 중에서도 계양구와 미추홀구에 유독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혼재해 있었다.
미추홀구 홈플러스 두 곳은 반경 1㎞ 내에 크고 작은 시장 7~8곳을 끼고 있다. 미추홀구 전역에 전통시장이 18곳에 이르기 때문에 사실 대형마트가 존재하기만 하면 전통시장 영향권을 피하기 힘든 구조다.
계양구도 미추홀구처럼 원도심에 전통시장, 대형마트가 공존하며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 4곳 모두 작전시장, 계산시장, 계양산전통시장과 가까웠다.
같은 원도심이라도 의외로 마트와 시장이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동구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한 곳이 있는데, 공장단지에 마련돼 공구상가를 제외하면 겹치는 전통시장이 많지 않다.
대표 신도시 지역인 연수구와 서구는 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등 신축 아파트단지를 따라 대형마트가 문을 열면서 원도심 전통시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평일로 휴업일을 하는 건 마트 사측과 노동자, 소상공인 등 합의가 필요해 쉽지 않은 문제다. 특히 지역마다 상황이 다 달라, 지자체 상권에 기반한 상생 협력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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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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