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 보도자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文 정부 전략 기반 사실 아냐”

이미 2021년 5월 文 전 대통령
용인·화성·평택·성남 등 포괄
세계 최대 K-반도체 벨트 구상

작년 '국가첨단산업벨트' 계획
산자부 “일부는 연장선에 있어”
경기도 “전부터 계속 이뤄진 것”
▲ 인천일보가 입수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업에 관련된 문건이 놓여있다. 문건에는 이상일 용인시장의 주장과 다른, 현 정부에서 추진하기 이전,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3월부터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주민보상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이상일 용인시장이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업은 2021년 문재인 정부의 'K 반도체 전략'과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용인시 등 경기남부 일원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 내용은 문 정부의 'K 반도체 전략'에 대부분 포함된 계획이었다.

 

▲최소 2019년부터 시작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2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시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문재인 정부의 전략을 기반으로 했다고 (인천일보가) 썼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 보도자료 내용은 대부분 이상일 시장의 직접적인 멘트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 시장의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달랐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 3월 경기도와 용인시가 원삼면 일원(450만㎡)에 반도체 생산시설 4개를 짓는 계획부터 시작됐다. 이는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들여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경기도는 이를 용인시부터 화성·평택시 등으로 확대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완성하고자 했다. 같은 해 3월2일 용인시는 자체적으로 TF팀까지 꾸려 기반 시설 조성과 관련해 대응했다. 두 달여가 지난 5월21일 경기도와 용인시는 SK하이닉스, SK건설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협약을 맺었다.

 

▲'K 반도체 전략' 기반으로 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2021년 5월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원삼면에 짓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을 포함한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이때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용인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화성·용인은 첨단장비 연합기지로, 성남 판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밸리 등으로 각각 만들어 세계 최대 규모의 K-반도체 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성남 판교(팹리스), 화성(소부장/메모리/파운드리), 용인 기흥(파운드리), 평택(메모리/파운드리), 용인(소부장), 이천(메모리) 등으로 조성하겠다면서 K-반도체 벨트 개념을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510조원 이상의 규모로 이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당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같은 기간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이천 등에 23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 계획에 맞춰 용인·성남·이천시 등은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인 2023년 3월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과 함께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계획을 통해 2042년까지 용인 남사읍(710만㎡)에 300조원을 들여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용인에 팹 5개를 구축하고 소부장 팹리스를 최대 150개까지 유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정부는 이를 만들고 용인 기흥·화성·평택·이천·성남 판교를 연계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올해 1월15일 윤 대통령은 성균관대(수원)에서 한 민생토론회 중 “경기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라며 “일단 1차적으로 약 622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산자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산자부는 성남 판교엔 팹리스, 화성·용인·이천·평택엔 메모리·파운드리 등 제조거점, 용인 기흥·수원엔 최첨단 연구거점으로 구성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반도체 생산 팹 19기, 연구 팹 2기 등 전체 21개 팹이 가동 중인데, 생산 팹 13기, 연구 팹 3기를 추가로 완공해 전체 37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산자부의 이번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은 2021년 5월에 내놓은 'K 반도체 전략'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우선 622조원 중 SK하이닉스가 용인 원삼에 122조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엔 'K 반도체 벨트'에서 제시한 지역 대부분을 담았다.

산자부 역시 이번 정부가 큰 규모로 새로 투자를 유치했지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 중 일부는 'K 반도체 벨트'의 연장선에 있다고 인정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일부는 연장선에 있다고 보고 일부는 새로운 게 많다”며 “(사업 특성상) 어느 정부에서 했어도 다음 정부나 다다음 정부까지 인허가를 하는 등 계속 이뤄진다”고 말했다.

2019년부터 일부 사업을 추진해 온 경기도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은 'K 반도체 전략'을 확대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도 관계자는 “그 전부터 계속 이뤄진 게 맞다. (다만) 약간 명칭들이 조금씩, 뉘앙스가 살짝 달라졌다”며 “(경기도에선) 2019년쯤 반도체 전담팀이 있어서 사업 런칭을 빨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이상일 용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표절' 근거없는 주장 드러나

/특별취재팀



관련기사
이상일 용인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표절' 근거없는 주장 드러나 이상일 용인시장이 "김동연 경기지사가 정부의 경기남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계획을 표절했다"고 한 주장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경기도는 현 정부보다 먼저 클러스터 등 반도체 육성 사업을 계획·추진했다. 이 시장은 이 주장을 언론보도 자료를 만들어 배포까지 했는데, 공공기관장이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내용을 배포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첫 단추 잘못 끼운 이상일 시장25일 인천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이 시장은 지난 22일 보도자료에 '정부가 경기 남부에 진행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낯 뜨거운 진실게임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은 혼란스럽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새로 추진하는 것처럼 발언하자 김동연 경기지사가 '재탕 삼탕'이라며 발끈했다. 이번엔 이상일 용인시장이 김 지사를 향해 '사실 호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정치권이 이처럼 진실 게임을 벌이자 경기도는 대혼돈에 빠진 모습이다.▲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622조원' 진실?2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오는 2047년까지 용인시 일대를 중심으로 남부지역에 '반도체 메가 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