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균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영균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인간과 동물을 구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소통 능력일 것이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평생을 통해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해관계에 있는 주변 인물들과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화려한 언변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 무대에 등장하거나 유튜브에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흔해졌다. 초등학생들도 장래 희망이 유튜버인 아이들이 압도적인 현실이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대학에서도 소통을 강화하는 커뮤니케이션 관련 과목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수업에서는 발표와 토론이 없는 수업이 드물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면, 언어를 함축적으로 사용하여 “침묵이 금”이었던 문화에서 시작되었다면, 현재의 화려한 언어 스타일은 고대 아테네에서 아크로폴리스에서 토론과 정책 결정이 이뤄졌던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는 상대방과 공감하지 않는 언어 사용으로 인해 소통이 아닌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으로 인해 충돌이 발생하고 감정이 격화되면서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소통이 아닌 날카로운 언어의 사용으로 사회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최근 사례를 보면, 온라인에서 자살을 부추기는 방송을 보다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이나, 다른 사람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지 않아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노인들은 빨리 가셔야 한다” 등의 발언을 유튜브 채널에서 해서 설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대화는 상대를 배려하는 방식이 아닌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이라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 과격한 말은 필연적으로 갈등과 불협화음을 더 심화시킨다.

이러한 현상의 주된 이유는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소양과 문화가 자리 잡기 전에 갑자기 많은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장으로 인해 각 개인이 자기 생각을 제한 없이 표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종종 TV 토론에서는 의견이 다른 패널들이 서로의 주장만을 준비하고 상대방의 의견은 듣지 않으며 자신만이 옳다는 대화 자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인정을 받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잘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잘 살펴보면 유려한 언변 외에도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한다.

자신의 의견만을 일방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통해 원활한 관계를 형성한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에 원활한 소통을 한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무례한 태도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경청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한다.

그들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하여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는 부분을 줄이기 위해 생각과 감정을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적절한 표현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결국 소통의 미학은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성숙한 소통 방식을 통해 대화한다면,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많은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영균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