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민영 사회부 기자.
▲ 전민영 경제부 기자

“나 가게 정리해야 할 것 같아. 너희 신문에 나오는 기사 속 흔하디흔한 소상공인 중 한 명이 나더라.”

2019년부터 장사를 하는 친한 친구가 최근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장사가 목표였고, 20대에 그 꿈을 이룬 당찬 친구의 뜬금없는 고백에 적잖이 놀랐다.

가게 임대료 인상, 자잿값 인상, 인건비 인상, 공과금 인상, 배달 대행비 인상 등 줄줄이 오르는 물가가 감당되지 않는단다.

손님 자체가 줄었는데 오는 손님들은 모두 음식 가격이 비싸다고 하소연한다.

본사에선 공급하는 식자재값을 올리고, 가게 임대인은 월세를 올렸다.

음료, 기름 공급 업체도 “폐업 점포 증가로 인해 수입이 줄고 있다. 이젠 미수금 쌓는 게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대출 이자도 올랐다.

그날은 흔히 말하는 '진상손님'이 걸렸고, 부정적으로 달린 배달 애플리케이션 리뷰를 보니 온몸에 힘이 빠졌단다.

실제로 폐업 직전에 내몰린 소상공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인천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신보로부터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돈을 빌린 소상공인이 기한 내 갚지 못하는 보증사고 금액은 ▲2020년 362억8600만원 ▲2021년 432억7400만원 ▲2022년 639억3000만원 ▲2023년 1439억원으로 급증했다.

인천신보가 대신 돈을 갚아주는 대위변제 금액 역시 ▲2020년 232억7100만원 ▲2021년 270억8800만원 ▲2022년 309억600만원 ▲2023년 1082억원으로 집계됐다.

친구의 깊은 한숨에 그동안 취재했던 '자영업자 줄폐업'을 비로소 체감했다.

“열심히 해서 빚 갚아야지”라며 힘이 넘치던 과거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경기침체'라는 말에 밀려 소상공인과 경기 활성화 대책 마련이 지지부진 하는 동안 이웃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전민영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