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어떻게 준비하는지
소수 학생 희망 수업 지원 체계 구축
꿈이음대학 마련…실습 교육 제공

교권 침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교육활동보호담당관 신설·운영
법률·상담·치유 등 총체적 지원

원도심·신도시 교육 격차 대책은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 개선 공사
신도시 45개 학교 신설 승인 받아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주요 교육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17일 인천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일일부도보 심신생청록(一日不徒步 心身生靑綠) 마음으로 2024년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루라도 걷지 않으면 몸과 마음에 녹이 슨다'는 뜻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천 교육 발전을 위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와 함께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도 교육감은 2024년 인천 교육 정책 키워드로 '올바로, 결대로, 세계로 교육'을 선정했다.

그는 “학생들이 올바른 인성과 시민성을 지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개성과 잠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또 학생들이 세계로 뻗어 나아갈 수 있도록 체험 중심의 다양한 국제교류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선 3기를 포함한 지난 5년에 대해서는 “오직 학생들만 바라보며 쉼 없이 걸어온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도 교육감은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며 사는 세상, 시민과 더불어 행복한 세상이 바로 '학생 성공시대'”라며 “앞으로도 학생 중심 교육,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결대로 성장하는 교육을 위한 도전과 변화의 발걸음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도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고교학점제 취지는 교과 선택의 폭을 넓혀서 학생들이 가진 잠재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제도 시행으로 선택 과목이 늘어나지만 교사가 가르칠 수 없는 과목들이 있기 때문에 시교육청은 이웃 학교와 함께 교육 과정을 만드는 꿈두레 공동교육 과정을 운영해왔다. 또 인근 대학이나 지역 기관이 가진 전문 지식과 실습 교육 등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꿈이음대학도 마련돼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서 개설할 수 없는 범죄심리학 수업도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소수의 학생이 원하는 수업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으며 25개 기관에서 총 108개 과목의 다양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 나가겠다.

 

▲지난해 교육 현장 이슈는 교권 침해였다. 어떻게 교육 활동을 보호할 것인가.

-시교육청은 이달부터 교육감 직속 조직인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을 신설했다. 아동학대 신고부터 사안 종결까지 법률·행정·상담·치유 등 모든 과정을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부서다. 또 '교육활동사례판단위원회'도 구성해 교권 침해 여부에 대한 교육감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이미 지난해부터 교권 관련 조직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10월부터 교육활동 보호대응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변호사 33명과 의사 4명, 교육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교육활동 보호지원단을 위촉해 교권 침해 사례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학부모 민원 처리와 분리 학생 상담을 위해 비상벨과 폐쇄회로(CC)TV를 갖춘 민원상담실을 260개교에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교육 구성원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

 

▲원도심과 신도시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원도심 학교를 대상으로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을 개선하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노후한 54개 학교에 대한 개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학교 도서관 사서와 전문 상담사 등 인력을 원도심 학교에 우선 배정하고 있으며, 영어 교육과 청소년 멘토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원도심 학생들에게 먼저 부여할 생각이다. 특히 학교별 맞춤형 지원을 위해 올해 48억원의 예산도 편성했다. 과밀학급 문제를 겪는 신도시에 대해서는 학교 신설과 관련한 다양한 제도를 개선해왔다. 이런 노력으로 정부는 지난 5년간 인천지역에 총 45개 학교를 새로 지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외에도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굣길 통학을 돕는 학생 전용 셔틀버스인 학생성공버스 26대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세계로배움학교' 사업을 소개해 달라.

-지난해 수많은 인천 학생이 세계로 나가서 경험을 쌓았다. 북극 자연 생태를 탐구하는 북극 극지 아카데미와 몽골 학생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고민하는 학생자치 국제포럼 등 많은 국제 교류가 있었다. 이런 다양한 국제교류 사업 체계를 정비한 것이 세계로배움학교다. 우선 학교 예술 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생들과 베트남으로 해외 연수를 가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디지털·생태 역량 교육과 역사·평화 교육을 위해 라오스와 우즈베키스탄에서 글로벌 창의융합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역사 캠프를, 독일에선 평화 캠프를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이들 행사 참여 인원만 18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전문적 진로·진학·직업 교육을 경험하기 위해 베트남과 싱가포르에서 기업가 정신 해외 연수를 실시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인천 교육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접목할 수 있는지.

-ESG 경영은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뿐 아니라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투명한 경영 구조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문제는 기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사회와 교육 분야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교육이 달라져야 더 나은 미래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지속 가능한 미래와 윤리적 시민, 투명하고 협력적인 교육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ESG 인천 교육을 본격화할 구상이다. 이달 중 '인천 교육 ESG 추진단'을 발족해 ESG 가치를 인천 교육에 접목해 나가겠다.

 

▲인천 교육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교육청은 포스트 코로나 원년인 2023년을 학생 성공시대 원년으로 삼고,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학부모와 시민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마음으로 지난 1년을 보냈다. 이런 노력으로 읽걷쓰(읽기·걷기·쓰기)는 물론 섬으로 가는 바다 학교, 국제기구·해외 대학과 연계한 글로벌 진로 과정과 글로벌 스타트업 학교, 꿈이음대학 등 인천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만들어 냈다. 이처럼 다양한 교육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저마다 성공시대를 만들어 가는 토대를 만들고 있다. 인천 교육 가족 모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오늘도 내일도 학생 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쉼 없이 앞으로 걸어가겠다. 이 여정에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