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계양구 찾아 “돌덩이 치울 것”
이재명 대표와 맞대결 공식화

'빅매치 성사' 李 대표 손에 달려
당 내부 수습 후 거취 밝힐 듯
비례대표 선회땐 무산 가능성도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천 계양 을)인 인천 계양구를 찾아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오는 4월 총선 때 이 대표와의 맞대결을 공식화하면서 계양 을이 총선 정국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원 전 장관은 16일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우리 정치가 꽉 막혀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한 뒤 “이 돌덩이가 누군지 아시냐”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호텔 위치는 선거구상 '계양 갑'에 속하지만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계양 을'과 지근거리다. 계양 을 선거구 내 호텔이나 컨벤션센터 등 행사를 치를 시설이 마땅치 않은 환경이라 이 대표 선거구가 아닌 근처 계양 을을 신년인사회 장소로 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원 전 장관은 “이곳 계양은 수준이 높은 곳으로 젊음이 넘치고 미래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이런 국민이 살고 계신 곳을 험지라고 부르면 안 된다.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지라고 불러달라. 저와 우리가 도전하는 곳은 곧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양 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나 다름없었던 도시다. 계양 을 선거구가 처음 생긴 2000년 16대부터 2022년 21대 총선까지 7번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6번 당선됐다. 원 전 장관이 계양 을을 놓고 험지가 아닌 도전지라고 칭한 배경이다.

원희룡 전 장관과 이재명 대표의 계양 을 빅매치 성사는 이재명 대표 손에 달려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최근 현 지역구인 인천 계양 을에 예비후보 심사를 신청해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출마 계획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이 대표가 전국 총선 지휘를 이유로 비례대표로 선회한다면 원 전 장관 각오는 허무해질 수 있다.

지난 2일 부산에서 발생한 피습 사건 이후 치료에 전념했던 이재명 대표는 이번 주 내로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비명계 탈당 사태 등 당 내부 수습 후 추후 본인 거취를 밝힐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장관이) 계양 을을 딱 전제해서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도 계양 을에 나가겠다고 말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가 계양 을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내밀 경우 원희룡 전 장관의 계양 을 출마 의사 철회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관련기사
한동훈 “지하화·250명·원희룡” 인천 향한 인사 수도권 표심 잡기 위해 16일 인천 계양구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들고 온 보따리에는 '인천역~구로역 경인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와 국회의원 정족수 50명 감소 그리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계양 등판이 담겨 있었다.국회의원 축소 계획은 전국 사안이다 보니, 지역 의제로는 여야 모두 애쓰고 있는 철도, 도로 지하화와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항마로 원희룡 전 장관 카드를 공식화했다는 정도다. “충청인의 마음으로 살았다”,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 “진천에서 보낸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