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당 윤리위 개최 직전 탈당계 제출
국민의힘 정강·정책 배치…중징계 예상
허 의장 “잘못했다 생각 안해…선당후사”
인천시의회 윤리특위 차원 징계 수면 위
인천 시민단체·민주당, 사퇴 촉구하기로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7일 오후 2시20분쯤 당 윤리위원회 출석을 위해 국민의힘 인천시당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7일 오후 2시20분쯤 당 윤리위원회 출석을 위해 국민의힘 인천시당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신문을 동료 시의원들에게 배포한 국민의힘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에 대한 당내 징계 절차가 시작되자 허 의장이 윤리위원회 개최 직전 탈당계를 냈다.

하지만 한동훈 국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시로 이뤄진 징계 절차라 중징계가 예상됐던 만큼 허 의장의 탈당은 '제명'을 피하기 위한 꼼수 탈당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7일 국민의힘 인천시당에 따르면 이날 열리기로 했던 허식 의장에 대한 윤리위원회는 허 의장 탈당계 제출로 개최되지 못했다.

심재돈 시당 윤리위원장은 “허 의장이 윤리위 개최 직전 탈당계를 냈고 탈당계는 즉시 효력이 있어 당적을 상실했다”며 “당적이 없는 인물이기에 윤리위 자체가 성립할 수 없고, 따라서 공식적으로 윤리위는 열리지 않았고 다만 윤리위원들에게 그간 사정을 설명하는 자리만 있었다”고 밝혔다.

허 의장은 지난 2일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을 담은 신문을 동료 시의원들에게 배포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중징계가 예상됐다.

▶관련기사 : “경찰 나부랭이” “공산주의 교육”…실종된 '의장의 품격'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허 의장의 윤리위 회부를 직접 지시했다. 총선 전 광주를 품기 위해 당에서 보였던 행보와 엇박을 낸 것은 물론 당의 정강·정책 위반 소지도 있었기 때문이다.

국힘 정강·정책에는 '자유민주주의를 공고히 한 2·28 대구 민주운동, 3·8 대전 민주의거, 3·15 의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 운동, 6·10 항쟁 등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허 의장이 윤리위 개최 당일 탈당계를 냈고 시당 역시 윤리위 개최 근거가 없어졌다며 탈당계를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허 의장은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당에서 제명되는 걸 피하기 위한 '꼼수 탈당'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지점이다.

허 의장은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당에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선당후사의 뜻에서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탈당계가 정식 수리될지는 향후 지켜봐야 할 부분이지만 이와 별개로 시의회 차원의 징계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허 의장이 시의회 다수 여당인 국힘 소속이었기에 시의회 윤리특위에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거란 평가가 그간 우세했지만 무소속이 되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천 동구 지역 한 국민의힘 당원은 “시의회 윤리위가 열리면 허식 의장이 무소속이기 때문에 이제 국힘 의원들이 굳이 표를 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소속 의원에게 '제명'을 포함한 총 4가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인천 시민단체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8일 오전과 오후 각 허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창욱·이아진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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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식, 논란 와중에도…외유성 출장?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신문 배포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와중에도 관광 일정이 대부분인 외유성 미국 출장을 준비 중이다.7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허식 의장은 오는 11일부터 8박10일 일정으로 미국 공무국외출장을 떠난다.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차원에서 떠나는 이번 연수에는 허 의장 한 명에게 협의회 예산 1227만원이 지원된다.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이번 출장 목적은 ▲지방자치제도 비교견학 ▲미국 서부도시 지방의회 방문교류다.하지만 출장계획서를 보면 관광 계획이 대부 “경찰 나부랭이” “공산주의 교육”…실종된 '의장의 품격'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회 허식 의장의 불편한 말들이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의장직에 오른 1년6개월간 그는 “경찰 나부랭이”, “우리 교육은 공산주의 교육”, “미추홀구 애들 욕 달고 다녀” 등의 말을 잇따라 하면서 지역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의 인쇄물을 동료 의원들에게 배포한 사실이 밝혀져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는 등 정점에 달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허 의장이 의원으로서 지켜야 할 품격과 예의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편한 말의 시작지난 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