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진 경제부 기자.
▲ 김원진 정치부 차장

2024년 첫날이었던 지난 월요일. 점심때가 다 돼서 인천 계양구 계산삼거리에 구불구불 긴 줄이 '무료급식' 팻말 아래 서 있었다.

모 단체에서 새해 동네 분들에게 떡국 대접하겠다고 나섰더니 수십명이나 되는 노인들 띠가 만들어졌다. 정말, 끼니를 거를 정도로 극빈한 노인도 있는 반면에 사람이 그리운 경우까지 떡국 한 그릇을 원동력으로 모였다.

떡 가락의 희고 긴 모양새는 '장수'를 의미한다. 100세까지 많으면 30여년, 적으면 4∼5년 앞둔 이들은 '한 살 더 먹음'을 상징하는 떡국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대신, 맛집 대기 줄처럼 옹기종기 서서 갑진년(甲辰年)을 시작했다.

같은 날 오전. 유정복 인천시장은 가천대 길병원을 찾아 새해 첫 출생을 지켜보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지난달 유정복 시장은 올해 1월1일부터 출생한 아기에 18세까지 총 1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출생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정책 홍보를 위해 길병원을 직접 찾은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통상적인 수준의 정책으로는 저출생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게 유 시장 주장이다.

인천시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생 문제가 뒤엉키며 인구 300만 시대를 열었다. 인천은 전국에서 인구가 늘고 있는 몇 안 되는 지자체이지만 그럴수록 도시는 늙어간다. 인천 평균 연령은 지난 2013년 38.3세에서 지난해 43.8세로 10년 동안 5세 넘게 증가했다.

일단 인천시는 “인천에서 아이 낳으면 18세까지 1억원 지급”이라는 의미는 심플, 현실화는 복잡한 저출생 정책을 내세웠다. 이 접근 방법은 다른 도시들은 물론이고 정부 눈길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다음 차례는 인천 인구 증가의 핵심 중추인 중년 이상 나잇대에 대한 고민이다. 저출생은 미래에 대한 대비책이고 노인 인구에 대한 정책 연구는 현재를 위한 접근이다.

/김원진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