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 본관 건물 전경. /사진제공=인하대학교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니 올해 동계 전지훈련은 3박 4일이나 4박 5일 정도로 짧게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인하대 체육부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할 형편이다.

7일 인하대 체육부 지도자 A 씨는 “올해 내려온 동계 훈련비가 작년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줄었다”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인하대는 체육부 산하 야구, 배구, 유도, 씨름, 배드민턴, 소프트테니스, 탁구, 육상, 수영, 복싱 등 10개 운동 종목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 체육부 홈페이지에 소개된 선수와 지도자는 총 97명이다.

A 씨는 “작년의 경우 선수 각자 자부담까지 더해서 제주도로 2주간 동계 훈련을 다녀왔다. 하지만 올해는 학교에서 내려온 훈련비 자체가 절반 정도 줄다 보니 도저히 작년처럼 2주 훈련은 불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학기가 시작되면 훈련할 시간이 부족해 방학 기간 하는 동‧하계 훈련이 중요한데 딱히 방법이 없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종목 지도자 B 씨도 “전반적으로 학교 예산(교비)가 줄어들면 체육부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우리 부의 경우 그간 대회 우승 상금이나 종목 협회에서 나오는 지원금 등이 적립돼 있어 당장은 여유가 있지만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부서의 경우 운영 어려움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대학 운동부 선수들은 대학에서 체육 특기생으로 선발한 인원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등록금 면제 등 지원을 받지만 요즘은 대회에서 메달을 따거나 성적을 내야 장학 혜택을 주기도 해서 예전처럼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된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 체육부 지도들은 그간 선수 운동 용품 지원비나 시합 출전 지원비 등이 계속 줄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지도자는 "선수들이 최대한 많은 대회에 참가해야 경험도 쌓고 실력도 키울 수 있는데 점점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다"라며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부족분만큼 자부담을 더 하라고 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인천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상임위(문화복지위원회)에서 증액된 인천시체육회 체육육성사업지원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지난해 신규 창단한 인하대(유도)와 안양대 강화캠퍼스(스키, 클라이밍, 유도) 체육부 지도자 파견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인천시체육회는 상임위에서 증액된 예산(약 6억 원)이 통과되면 체육지도자 인건비와 전략종목선수 육성비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인천시의회 예산 심의에 참여한 한 의원은 “인천시 기획조정실 기조가 상임위에서 증액한 예산은 대부분 삭감하는 쪽이어서 지키기가 어려웠다”며 “(상임위에서) 증액된 예산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과 용도로 쓰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학교 내부 사정이다 보니 특별히 더 말씀드릴 게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관계자는 “올해 대학 예산은 2월 말에 확정되는 것이어서 아직 체육부 예산도 정해진 것은 아니다. 최대한 체육부 학생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