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인천시장 페이스북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 진실 공방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 당시
▲ 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정치계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 당시, 수술 후 첫 마디로 “대전은요”라고 말한 박 전 대통령 발언은 측근과 의논한 결과라고 밝히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를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해당 언급은 박 전 대통령 피습 때 비서실장이던 유 시장이 직접 들은 얘기에다 수술 직후 한 말도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유정복 시장은 3일 저녁 자신의 SNS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저 유정복이 ‘대전은요’ 진실을 밝힌다”고 시작하는 게시글을 통해 “신촌에서 피습을 당한 뒤 병원에서 한 얘기는 참모진들이 준비했던 말이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이 있은 다음 날) 한나라당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모두가 격앙돼 강력 대응을 주장했는데, 당시 비서실장이던 제가 수술에서 깨어난 박근혜 대표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자 첫 마디가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였다”며 “그다음 날 병실에 들어가 현재 선거 상황에 대해 보고했더니 첫 말씀이 ‘대전은요’였다”고 덧붙였다.

이후 유 시장이 병실에서 나오자 한 기자가 “별일 없었냐”고 물었고, “‘대전은요’라고 말씀하셨다”고 답했을 뿐인데 이런 내용이 기사화돼 알려지게 됐다는 게 유 시장 설명이다.

2006년 5월 한나라당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윤 전 장관은 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표를 아주 측근에서 모시고 있는 사람이 구상찬이라는 사람인데 전화가 왔다. ‘조금 있으면 마취에서 깨어나실 텐데 깨어나신 다음에 첫마디를 뭐라고 그러냐’ 그래서 둘이 의논했다”고 말했다.

구상찬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부대변인으로 언론 대응 역할을 맡았다.

윤 전 장관은 “‘멘트가 길면 안 된다. 한마디로 해야 된다 짧게’ 그랬더니 그 친구(구 전 의원)가 그때 대전이 아주 백중세라서 관심의 초점이었을 때니까 ‘대전 관련해서 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했다”며 “제가 ‘좋은 아이디어다. 표현을 뭘로 하냐’ 그랬더니 그 친구가 ‘대전, 대전, 대전은요’ 한마디 했다. 그래서 ‘그거 됐다. 그렇게 발표하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이던 2006년 5월20일 지방선거 유세 도중 괴한의 습격으로 오른쪽 뺨에 자상을 입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중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상처 부위 수술을 받은 뒤 입원해 있으면서 유정복 당시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대전은요”라며 접전지 대전의 판세를 물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이후 한나라당에 열세였던 대전 판세가 뒤집혔다.

유 시장은 “대전 발언은 무슨 의도를 갖고 한 말이 아니었고, 그 말을 듣고 전한 사람은 당시 비서실장이던 제가 유일했다”며 “보도 경위도 매우 우연에 가깝다”고 적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