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4인방 등 거취 표명 연기… 이낙연 신당 창당 시기도 미뤄질 듯

김부겸, “총선 앞둔 엄중한 상황… 이 대표, 하루빨리 쾌유해 잘 수습하길 기대”

이재명 대표의 피습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잠시 수면밑으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흉기 공격 사건을 비난하고 이 대표의 쾌유를 바라는 상황에서 집안싸움은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 구성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 등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으나, 이마저도 미뤄지는 모양새다.

이들은 전날 오후 모여 향후 대응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탈당 및 창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에도 같은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언론 인터뷰 등으로 공개 행보를 활발히 해오던 이 전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비명계가 이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총선에 맞춰 진행해온 정치적 일정을 당분간 멈추거나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자 당내에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이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어렵게 지키고 키워온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환자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족이나 당직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러 왔다”며 “이 대표가 하루빨리 쾌유해 총선이 불과 100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엄중한 상황을 잘 수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러 승리하자는데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고 당무에 복귀하고 나면 이런 기류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특히 이 전 대표의 경우 이미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만나 ‘당의 변화를 느낄 수 없다’며 민주당과의 결별을 기정사실로 한 바 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 등 적잖은 정치인이 신당 동참까지 선언해 그 시기가 늦춰질지언정 탈당과 창당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