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으로 과거 재조명]

李, 부산 방문 중 왼쪽 목 다쳐
송영길, 2년 전 둔기 습격 당해
박근혜 '커터 칼 피습'과 유사

당 대표 정치 테러 반복 이어져
지역사회 “용납 안 돼” 엄단 촉구

인천 거물급 정치인들의 연이은 피습 소식에 지역사회에서도 폭력 테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이재명(인천 계양 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산에서, 2년 전에는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서울에서 습격을 받은 만큼, 총선 앞 여·야 대치 흐름에 대비해 인천에서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로 습격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인천 유력 정치인들, 연이은 테러 수난사

이재명 대표는 2일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얘기하던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해 쓰러졌다.

목격자들 발언에 따르면 이 남성은 근처에서 지지자처럼 행동하다가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이 대표를 공격했다.

정치인 공개 일정 중 피습 사례는 불과 2년 전에도 있었다. 2022년 3월7일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서울 신촌에서 습격을 당했던 일인데, 송 전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신촌 한 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70대 남성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다.

송 전 대표는 응급 수술을 받고도 '붕대 투혼'을 보이며 유세에 나섰으나 대선에서 민주당은 패배했다.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처럼 선거 유세 중 벌어진 당 대표 수난은 지난 2006년 5월20일 박근혜 전 대통령 '커터칼 피습'과 유사하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 전 대통령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다가 한 50대가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11㎝ 길이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고 봉합 수술을 받았다. 퇴원한 뒤 곧바로 대전에서 선거 지원에 나서면서 한나라당에 열세이던 판세가 뒤집힌 바 있다.

 

▲인천지역 정치 인사들 테러 비난

인천 서구 을 현역인 신동근(민) 국회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이 전 대표 피습을 놓고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신속하면서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맹성규(민, 인천 남동 갑) 의원 역시 SNS에 “민주국가에서 테러는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라도 용납돼선 안 되는 중범죄”라고 게시글을 남겼다.

홍영표(민, 인천 부평 을) 의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좌시할 수 없는 범죄”라며 “명명백백하게 조사하고 엄단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계기로 시도청별 주요 인사에 대한 '전담보호팀'을 가동해 신변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등에 한해서만 경호 경력이 있는 경찰관들로 구성된 전담보호팀을 가동해 밀착 경호한다. 후보자가 아닌 당대표는 선거 기간에도 법적인 경호 대상은 아니지만 경호 대상에 준해 밀착 경호가 이뤄진다.

경찰청은 18개 시도청별로 기동대 1∼3개 부대(60~180명)를 지정해 전담보호 관련 교육 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인사의 범위는 당대표급 정치인이지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선거운동은 특성상 유권자들의 마음을 최대한 끌어안고자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표심을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양당 구도가 극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