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깊게 매설·전자파 저감”
주민 “인체 해로워…선로 우회를”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려다 주민 반대에 부딪힌 시행사들이 관로를 더 깊게 매설하고 전자파 저감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대안을 내놨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갈산동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27일 부평구 웨스턴팰리스웨딩홀에서 '특고압선 관련 주민 동의 설명회'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DCK1은 2025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청천동 422번지에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154㎸ 전압의 지중선로를 매설할 예정이며 지난해 3월 부평구로부터 도로 점용 허가를 받은 상태다.

또 다른 시행사인 부평IDC도 청천동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예정으로 A 아파트 인근에 특고압선을 매설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는 DCK1·부평IDC와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이어왔다.

이날 설명회에서 입주자대표회의는 두 시행사가 아파트 주변 200m 지하 구간에 2.2~5m 깊이로 관로를 매설하겠다는 당초 설계안보다 1m 더 깊게 관로를 파묻고, 전자파 저감 차폐판도 3면에 설치하겠다고 제안한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이들 시행사는 또 갈산역에서 갈산변전소까지 전 구간의 전자파 상한값이 4mG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선로를 우회 설치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매설 공사를 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현재 구 민원 게시판 '구청장에게 바란다'에는 데이터센터 건립 공사를 반대하는 글이 20여개 올라와 있다.

한 주민은 “전자파는 주민 삶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 관계자는 “시행사가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 주민들과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