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묵 포천시새마을회 회장 대통령 표창
새마을회와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다.

6년간 나눔봉사 실천...대통령 표창 영예

▲ 이경묵 포천시새마을회 회장이 6년간 쉼 없이 나눔봉사를 실천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오는 2월 임기를 마치는 그는 새마을회와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다고 전했다.

이경묵(68) 포천시새마을회 회장은 6년 7개월째 지역에서 쉼 없이 나눔봉사를 실천하는 데 앞장섰다.

이 기간 가족을 잃은 슬픔도 뒤로 한 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머릿속에는 회사 경영보다는 새마을이 먼저였다.

이제 그가 걸어온 길은 오는 2월이면 끝난다. 지난 2017년 5월 제16대 회장에 당선된 뒤 연임됐지만, 어느덧 3년의 임기는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 회장은 “시원섭섭하다. 아들이 회사를 경영해 줘 나름대로 시간이 있어 봉사했는데,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다. 너무 힘들었다”며 잠시 울먹였다.

그래서 속사정은 더는 묻지 않았다. 숨을 깊게 내쉰 그는 “새마을회를 이끌면서 500여명의 회원과 함께한 시간은 늘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가장 큰 보람으로 장애인과 함께한 여행을 꼽았다. 이 회장은 어느 날 우연히 장애인을 만났다. 그의 소원은 바다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거였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흔쾌히 약속했다. 그리고 발 벗고 나섰다. ‘우리도 바다로 소풍 간다’를 기획해 지역의 기관·단체 40여곳에 도움을 요청했다.

덕분에 지난 2019년 4월 장애인 300여명은 강원도 낙산해수욕장에서 동해의 푸른 물결을 직접 봤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한 순간이었다.

장애인과 함께한 아름다운 동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8∼9월엔 장애인 가족 20가구가 제주도에서 여행을 즐겼다. 난생처음 비행기도 타고 말도 탔다.

동해바다와 제주도 여행까지 즐긴 장애인들의 해맑은 미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이들과 함께한 수많은 봉사자는 천사였다.

이 회장은 “처음엔 과연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힘이 났다. 정말 너무 감사하다”면서 “장애인들이 여행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는 가슴 한쪽이 뭉클해졌다.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함께 한 동행이 너무 행복했다”고 흐뭇해했다.

포천에서 태어난 그는 지역을 위한 봉사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새마을 회원들과 함께한 나눔봉사는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빛이 났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 감염증 확산이 한창이던 때 합동방역단을 출범해 방역활동에 전념했다.

취약계층이 밀집한 경로당과 어린이집 등 다중이용시설을 찾아가 소독했다. 2020년 380회, 2021년 100회 등 모두 합해 500회가 넘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에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날 때는 회원들과 함께 밤새 마스크를 수선 작업해 소외계층에 전달하기는 등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데 힘써왔다.

정부도 이런 열정과 봉사를 인정했다. 지난해 11월 새마을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지역에선 이 회장이 새마을회를 계속해서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새마을회 관련 규정에는 6년이 지나면 활동을 금지한다.

이 규정은 임원이나 회원 모두 동일하다. 이런 이유로 새마을회에서 6년간 봉사했던 회원들은 다른 봉사단체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잦다. 이 회장은 이런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봉사를 하고 싶은데 자격 요건이 안돼 더는 봉사할 수 없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젊은 일꾼들이 관련법 때문에 새마을회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지역 실정과 인구 비례를 적용해 자격요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6년하고도 7개월 동안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회원들이 정말 잘 따라줬다. 회원들 덕분에 대통령상까지 받게 돼 더 기쁘고 행복했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회사가 지금 힘든 상황이다. 이제 정신 바짝 차리고 회사 일에 전념할 생각이다. 돈을 많이 벌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포천=글·사진 이광덕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