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규 경기본사 정경부 정치행정팀 기자.
▲ 최인규 경기본사 정경부 기자

지난해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발견할 수 있던 건 '새로움'이다. 오랜 기간 행정을 경험한 사람답게 정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일종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습이었다. 김 지사는 취임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여·야·정 협의체, 레드팀 등을 만들었다. 그만큼 김 지사의 실험 의지는 강했다. 김 지사 입장에서 쉽게 만들만한 조직이 아니기도 하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현재 이 기구들은 본래 취지와는 달리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에 구성된 여·야·정 협의체는 최근 협치위원회로 개편됐다. 협치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인데 실상은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조차 김 지사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8월 성남시의회의 청년기본소득 조례안 폐지 사태 때 김 지사와 민주당이 다른 행보를 보인 게 대표적이다. 예산안을 처리할 마다 김 지사의 역점사업인 RE100, 기회소득 등을 놓고 극심한 진통을 겪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여·야·정 협의체보다 3개월 정도 빨리 출범한 레드팀은 더욱 심각하다. 레드팀은 조직의 편향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 쓴소리를 내야 하는 기구다. 그러나 도의 레드팀은 이러한 역할이 무색할 정도로 정책을 제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단 한 번도 쓴소리를 낸 적이 없다. 여기에 김 지사가 지난해 9월 측근 인사들을 배치하며 힘을 실었던 도정자문위원회는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수준도 못 된다. 같은 해 12월에 공석이 된 위원장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부턴 정례회의도 안 열린다.

보여주는 게 전부가 아니다. 김 지사는 새로운 척할 게 아니라면 해당 조직들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진짜 새로움을 만들 수 있다.

/최인규 경기본사 정경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