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정류장 보행로를 덮쳐 1명이 숨지고 17명이 중경상을 입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낸 버스는 요금 박스 거스름돈 확인을 위해 운전자가 운전석을 비우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운전석을 이탈했다가 버스가 움직이자 당황해서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밟았다"고 진술했다니 아연실색이다. 버스회사의 안전교육이 얼마나 허술했으면 이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하면 분노마저 치민다.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이라 불린다. 그만큼 이용 승객이 많다는 의미다. 따라서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정류장에서의 안전 의무 이행은 필수다. 승객이 몰려있어 대형차량인 버스 운전자의 조그만 실수에도 많은 인명피해가 나기 때문이다. 운전은 물론 정류소 정차·출발, 승객 승하차, 승객 관찰과 안전 확보 등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해 볼 때 후진국형 사고임이 분명하다. 본인은 물론 안전 교육 등을 소홀히 한 회사의 책임도 철저히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미숙련 운전기사 고용이 보편화되고 버스업체의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부족한 운전기사를 대거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자 경력은 둘째고, 대형면허만 있으면 뽑아서 현장 운행에 투입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대형버스 경력이 부족한 초보나 운전 능력이 의심스러운 고령기사까지 운전대를 잡아 승객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이번 사고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심히 걱정스럽다. 신규 기사들에 대한 교육 강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면서 근무여건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특히 신호위반 등 난폭운전의 한 원인이 되는 배차 간격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휴식시간을 충분히 줘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다. 안전의식이 없으면 운행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사고는 나게 마련이다. 경미한 교통법규 위반이나 사고에 대해서도 안전 및 생명존중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