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장.
▲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장.

“Boys, be ambitious(청춘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윌리엄 클라크가 19세기 말 일본을 떠나며 한 말이다. 클라크는 미국의 화학, 식물학, 동물학, 농학 교수다. 일본 홋카이도 개척자이기도 하다.

이 말은 예나 지금이나 수없이 인용됐지만. 이젠 빛바랜 교과서에나 나오는 유산이 됐다. 호기심을 근간으로 꿈과 패기가 넘쳐야 할 청년들이 냉혹한 현실에 가로막혀 신세 한탄에 익숙해진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청년 인구 비중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47년 국내 청년 인구 비중은 2021년 대비 11% 수준으로 줄어든다. 인천시도 마찬가지다. 인천시 자료를 보면, 2047년 인천의 청년 인구 비중도 16.2%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청년 일자리 창출은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몰두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50대와 60대 취업률은 증가세지만, 20대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속 청년 창업률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창업의 세계는 정글을 방불케 하는 것이 현실이다. 생계를 위해 뛰어든 창업은 경험 미숙과 무한 경쟁 속에 오랜 기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자리 한파와 성공 가능성이 낮은 창업은 결국 저조한 취업률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를 만들게 된다. 심지어 3포 세대도 모자라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상황까지 내몰린 신세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학업을 마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쳥년들은 어떤 심정일까. 취업 재수와 삼수를 하면서 이들은 무기력만 쌓아간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점점 높아진다. 우울증에 시달리고 무기력의 이력을 쌓게 된다. 은둔형 외톨이가 골칫거리인 일본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의 개인적 고통은 계측하기 힘들다. 여기에 생산가능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손실도 막심하다. 청년들의 자발적 고립은 사회 활력을 떨어뜨려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이대로 방치했다간 나라의 미래는 없다. 취업 포기는 비혼으로 이어진다. 비혼 현상은 OECD 최저 출산율을 공고히 할 뿐이다. 일자리와 출산 정책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 청년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어서다. 국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발 벗고 나설 때다. 시간을 더 끌었다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최근 인천일보는 2회에 걸쳐 연재한 기획기사 '인천, 수도권 2030을 품다'에서 체감 어려운 청년정책을 다뤘다. 저출산 이분법 정책을 더 세분화하고 인천 맞춤형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때마침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난 18일 '인천형 출생정책 대전환의 시작'을 공표했다. 정부에 관련 정책 대전환을 촉구했다. 인천이 국내 저출생 문제 해결에 선도적 도시로 서겠다고 공언했다.

청년이 없는 도시는 생동감이 떨어진다. 인천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20·30세대를 품어야 한다. 취업난이 빚어낸 우울증과 무기력이라는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을 지워줘야 한다. 'Boys, be ambitious'를 빛바랜 교과서 밖으로 나오게 해 20·30세대가 희망으로 숨 쉴 수 있게 해야 한다.

인천의 청년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 많은 예산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성과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래도 정책의 연속성과 인내, 관심을 20·30세대에 집중해야 한다. 인천의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