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욱 사회부 기자
▲ 이창욱 정치부 기자

어느 시대에나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또는 여겨져야 하는 시대정신이 있다. 일본강점기에는 해방이었고 전후에는 경제성장, 군부 독재시대에는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을 것이다.

21세기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아마도 '균형'이 아닐까 싶다.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대한민국이지만 소득 불균형과 지역 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그래서 21세기를 연 노무현 참여정부는 균형 발전을 국정 제1과제로 삼았고 이후 정부들 역시 균형을 중시해 왔다.

지역 불균형은 인천에서도 역시 나타난다. 21세기 전후로 본격적으로 이뤄진 인천 매립의 역사는 불균형 발전의 시작점이었다. 이른바 매립으로 탄생한 '신도심'은 원도심을 흡수하는 인구 빨대가 됐다.

균형 발전은 인천시정의 화두다. 민선 6기 시는 '원도심특별회계'를 만들어 수천억 원 예산을 편성했고, 민선 7기는 출범 직후 첫 조직 개편에서 '정무경제부시장'을 '균형발전정무부시장'으로 바꾸고, 2급 상당 전문임기제인 '원도심재생조정관'을 두기도 했다.

현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은 '제물포르네상스'를 들고 나왔다. 과거 인천 중심지 중·동구를 중심으로 원도심 부흥을 이끌겠다는 계획인데 아직 밑그림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시정을 취재하다 보면 제물포르네상스가 원도심 관련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요술방망이처럼 쓰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는 19일, 약 1년에 걸쳐 이뤄진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 마스터플랜 용역 결과가 공개된다. 제물포르네상스 사업 성패는 민선 8기 성패의 척도다. 19일 이후 유정복 시장이 일찌감치 레임덕에 빠질지 아니면 제물포르네상스를 동력으로 시정에 가속을 붙일 수 있을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창욱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