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후진적 정치 구조 한계, 싱크탱크로 있겠다”

이탄희, 선거법 퇴행 반발…“출마 기회 내려놓겠다”

민주당, 비례대표 선출 방식 '병립형' 회귀 움직임

‘3개 권역별’, ‘중복입후보제’ 유력 검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경기 용인정)·홍성국(세종갑) 의원이 13일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이유로 이탄희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와 위성정당금지’를 들었고, 홍성국 의원은 ‘당리당략을 앞세운 후진적인 정치구조 한계’를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병립형’ 회귀로 가닥을 잡고 명분 쌓기에 나서는 모습이어서 파장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탄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제게 남아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호소한다“며 “22대 총선에 남아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위성정당 방지법 도입’을 주장해왔다. 초선인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요구하며 현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을 내려놓고 ‘험지출마’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선거제 퇴행을 위해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하는 무리수를 두면 총선 구도가 흔들리고 국민의 정치혐오를 자극해서 투표율이 떨어지고 47개 비례대표 중 몇석이 아니라 총선의 본판인 253개 지역구가 흔들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민주당과 정치개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1대 총선에서 인재영입(경제전문가)으로 세종갑에 전략공천돼 당선된 홍성국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랜 고민 끝에 다가오는 제22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다”며 “대전환을 경고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목적이자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은 선거제 관련 당 입장 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 비명계(비이재명계)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당 내부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중복입후보제’ 등의 대안도 함께 제시하며 ‘선거제 퇴행’이란 비판의 방어 논리 쌓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방지를 합의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립형 회귀에 동조하고 있는 민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북부 또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중부(강원·충청·대구·경북) ▲남부(전라·부산·경남·제주) 등 3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지역구 출마자가 비례대표에도 출마할 수 있게 하는 ‘중복입후보제’도 민주당 내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중복입후보제가 ‘친명계 구제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적지 않은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까지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의원은 6명이다. 오영환(경기 의정부갑)·강민정(비례대표) 의원과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 3선선인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