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확보…이번주 진료 시작
임산부 육지 이동 진료 불편 해소
출산·산후조리시설 확보 의견도
▲ 인천 옹진군 백령도의 백령병원 전경./사진제공=독자

의사 구인란에 2년간 휴업상태였던 인천 옹진군 백령병원(사진) 산부인과가 재개된다. 무거운 몸으로 육지 원정을 떠나야 했던 섬 지역 주민들은 한 시름 놓았다.

인천시는 옹진군 내 유일한 산부인과인 백령병원 산부인과가 이번 주 중으로 진료를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당초 이날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배가 뜨지 못하면서 전문의가 백령도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동안 백령병원에서 전문의와 공중보건의가 산부인과 외래진료를 해왔지만, 열악한 섬 생활 여건 탓에 의사를 구하지 못해 2년 넘게 외래진료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백령·대청·소청도 임산부는 부인과 진료를 위해 약 4시간 동안 배를 타고 육지에 나와 산부인과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백령·대청면에서 태어난 아이는 29명으로 이들 모두 육지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이에 시와 백령병원은 의사 인건비를 증액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2년 만에 인력난을 해소했다.

지역 주민들은 달에 한 번씩 육지로 나가 정기진료를 받아야 했던 임산부들의 불편함이 줄어들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백령 주민 허모(52)씨는 “임산부들이 진료를 위해 육지에 있는 산부인과를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4시간, 육지에서 병원으로 이동 약 1시간이 걸렸다”라며 “그리고 곧바로 섬에 들어오는 배편이 없으니 하루 육지에서 잠을 자야만 했는데 다시 문을 열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료뿐 아니라 출산과 산후 조리시설까지 뒷받침되면 섬 지역 임산부들의 출산이 수월할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모(48)씨는 “다행히 앞으로 진료가 가능하다니 반갑긴 한데 출산과 산후 조리까지 이뤄질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 백령병원 입원실이 좋은 편이니 최소한의 산후 조리가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면 어떨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두익 백령병원 원장은 “이번에 병원에 오시는 산부인과 전문의 선생님은 육지에서 산부인과를 35년 개원한 전문의”라며 “분만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편이기에 섬 주민들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