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 특별전 '오늘 뭐입지?'

조선시대 옷 재현·전시 소개
심연 무덤 출토 습의 눈길 끌어
청송 심씨 사대공파 문중 기증
▲ 심연 묘 출토 단령.
▲ 심연 묘 출토 단령.

우리는 옷을 고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의 옷에는 나의 취향과 기분이 담길 뿐만 아니라 그날 일어난 일과 당시 사회의 유행이 반영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해시태그(#) 'OOTD(outfit of the day)'의 약자로 오늘의 옷을 의미)'로 사회를 읽어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지난 8일 특별전 <오늘 뭐 입지?(OOTD: Outfit Of That Day)>을 선보였다.

▲ '오늘 뭐 입지?' 전시회 모습.

출토 복식 특별전 <오늘 뭐 입지?>는 박물관이 보존 처리와 연구를 거쳐 처음 공개하는 다양한 17세기 우리 옷을 선보인다. 옷을 고르는 행위를 통해 400년 전 과거 사람과 지금의 우리 사이를 잇는다.

전시에서는 17세기에 살았던 문신 심연(沈演, 1587-1646)과 부인 전주 이씨(1606-1668), 그리고 그의 할머니 나주 박씨가 공들여 골라 입었던 다채로운 우리 옷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삶을 담은 옷가지'와 2부 '겹겹이 품은 이야기'는 각각 17세기 사대부 여성과 남성의 다양한 복식을 차례로 선보인다. 3부 '무덤에서 박물관까지'에서는 조선시대 옷을 무덤에서 수습하고 연구를 거쳐 재현과 전시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한다.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심연 무덤에서 출토된 습의(수의)를 확인할 수 있는 2부이다. 심연은 조선시대 경기관찰사 등을 역임했던 문신으로, 그가 입었던 100여 점의 옷이 좋은 상태로 무덤에서 시신과 함께 출토됐다.

심연은 8벌의 옷을 껴입은 상태로 발견됐는데, 전시의 2부에서는 그가 입고 있던 옷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게 구성했다.

심연이 입고 있던 관복인 '단령'에는 가슴과 등에는 금으로 화려하게 수놓은 비오리 무늬 장식이 있다.

▲ 비오리 흉배.
▲ 비오리 흉배.

비오리 흉배(관복의 가슴과 등에 두는 장식)는 본래 명나라의 것인데, 조선시대 관료의 옷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연이 당시 조선의 규정에 따라 기러기 흉배를 하지 않고 비오리를 사용한 것은 명나라 멸망 이후 조선의 흉배 제도가 문란해졌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받는다.

전시에서 공개되는 유물은 모두 경기도박물관이 청송 심씨 사평공파 문중으로부터 기증받은 200여 점의 복식 중 일부이다.

이번 특별전은 이 유물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첫 자리이다. 일부 유물은 보존을 위해 올해까지만 전시한 후 교체된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