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적 위협에 긴장감 가득
인근 바다 중국 어선도 사라져
군부대 훈련 늘어 주민 경계심

“13년 전 포격 당시 생각” 호소
“안전대책 달라지지 않아” 불만
▲ 짙은 안개가 깔린 6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평화전망대에서 차재근 어촌계장이 해안선을 가리키며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짙은 안개가 깔린 6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평화전망대에서 차재근 어촌계장이 해안선을 가리키며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조업 철이면 어김없이 어슬렁거렸던 중국어선이 9·19 합의 파기 이후 종적을 감췄어요. 거슬렸던 중국어선들이 막상 싹 다 사라지니 불안감이 밀려오네요.”

6일 낮 12시 인천 옹진군 연평도 평화전망대에서 만난 차재근 어촌계장 얼굴에는 근심이 서려 있었다. 안개가 짙게 내린 이 날 산등성이 사이 해안선을 가리키며 그는 “골치였던 중국 어선이 안 보이니 좋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이 상황이 아쉽다”라며 한숨을 내 쉬었다.

북한의 위협이 여러 번 있었어도 이전과 다름없는 생활을 해오던 연평도는 지난달 23일 9·19 군사합의 파기 이후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북한은 군사합의 파기 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 있는 해안포를 개방한 상태다.

이와 함께 연평도 지척에서 조업 활동을 하던 중국어선들도 자취를 감췄다는 게 어민들 이야기다. 중국어선이 사라진 지 벌써 10여일이 넘었다.

박태원 전 어촌계장은 “지금 상황 자체가 예측할 수 없기에 걱정이 많다”라며 “북한이 군사합의를 파기한 기점으로 중국어선 자체가 사라졌는데 이런 작은 요소들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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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전경

안보태세 강화를 위해 연평부대의 훈련도 잦아지면서, 주민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영애 연평면 부녀회장은 “과거와 달리 현재 군부대 훈련이 이틀에 한 번꼴로 이뤄지면서 주민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라며 “예민해 져서 그런지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한 주민의 경우 최근 무인도에서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평 포격 때 급하게 보따리를 싸 육지에 나갔던 그 날이 떠오른다”며 “매번 이야기하지만, 최전선에 있는 연평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털어놨다.

13년 전 연평도 포격 이후와 지금,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포격 당시 항구 규모 때문에 어선으로 피난해야 했던 주민들을 위해 정부는 연평도 신항 건설을 추진했지만 아직 개항하지 못한 상태다.

문연호 동부리 이장은 “10여년 전과 지금,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달라진 건 없다”라며 “당시 항구 규모가 작아 피난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대안으로 신항을 건설해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개항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여객선 정기정비를 위해 다니는 횟수가 줄어들 수도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조차도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연평도=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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