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의 핵심 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국제공항·기회소득이 위기를 맞고 있다. 북부특별자치도는 행정안전부의 미온적 태도와 '서울 메가시티' 논란으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오는 8일 경기도의회가 열려는 비전 선포식에 참석대상 기초자치단체장의 절반만 함께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시장 4명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고, 1명은 아예 가부조차 답변하지 않았다. 추진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제공항 건설도 난항을 거듭 중이다. 지난 6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공론화를 꾸준히 시도했으나, 최근 국회의장이 수원 군공항 이전과 연계한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새로운 갈등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제가 갈수록 얽히고설키는 듯하다. 김동연 표 기회소득 역시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신규 기회소득 예산을 세우려면 먼저 거쳐야 하는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신설협의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내년에 기회소득 확대가 이뤄지기는 기대 난망이다.

세 가지 정책이 위기를 맞은 원인을 인천일보 5일자는 정책 컨트롤타워의 부재라고 짚었다. 도정자문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 하고, 김 지사 정무라인의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김 지사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많다고 본다. 결국 김 지사의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세 가지 공약 모두 김 지사로부터 나왔다. 이를 풀어갈 정치적, 정책적 환경이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바다. 우호적이지 않은 정부·여당 및 기초단체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김 지사의 성공과 실패는 우리의 일차 관심사가 아니다. 국제공항 문제는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기회소득 확대는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 문제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경기도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직결되는 정책들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참모진부터 재정비해서 그동안 미흡했던 부분을 보강하고 현 위기를 유연하게 돌파해나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