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티그룹, 그린라이트展 공개
평택 성매매집결지서 전시 '눈길'
작가 8명 다양한 장르 작품 선봬
▲ 평택 성매매집결지 속칭 '쌈리'서 열리고 있는 '그린라이트' 전시회 모습. 내년 1월1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BT그룹

평택 성매매 집결지에서 도시 재개발 지역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면서 주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비티(BT)그룹은 1950년대부터 자리 잡고 있던 평택의 성매매 집결지(속칭 '쌈리')에서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14일까지 '공간 삼리'와 '교차 공간818'에서 평택1구역 재개발 지역 전시 프로젝트 '그린라이트' 전시회를 열고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평택동 일대는 과거 일본군 주둔 등으로 경부선이 부설되면서 평택역이 들어섰고 일본인을 상대하는 유곽이 만들어졌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대규모 기지촌이 형성됐다.

이후 번성하면서 경기 남부지역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로 존재해왔다.

이번 전시회는 이곳을 개발하는 비티그룹이 공간의 기억과 문화적 상상력을 접목한 방식으로 암울했던 공간을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 평택 성매매집결지 속칭 '쌈리'서 열리고 있는 '그린라이트' 전시회 모습.내년 1월1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BT그룹
▲ 평택 성매매집결지 속칭 '쌈리'서 열리고 있는 '그린라이트' 전시회 모습. 내년 1월1일까지 열린다. /사진제공=BT그룹

전시는 성매매 집결지의 점포와 여관을 개조한 공간에서 강범규 대표와 녹음, 박영희, 안민욱, 양성주, 평택미클, 형태와 소리, 황혜인 등 작가(팀) 8명의 서예, 회화, 사진, 설치·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BT그룹은 재개발이 완성되기 전까지 이 지역에서 자신을 버리고 가족을 살렸던 이 시대 여성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버티는' 섬이 된다. 이를 기억하고자 '그린라이트' 전을 기획했다.

전시는 자연과 빛, 사운드가 어우러진 가상의 정원 연출로 구성됐다.

이 정원은 그동안 삶의 대한 긴장감이나 혹은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며 나아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돌아오는 계절의 순환과 회복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BT그룹 강범규 대표는 “이곳은 성매매를 위한 기능적 장소로 유지돼 온 탓에 존재하되 보이지 않고 열려 있으면서도 닫혀있는 공간으로 존재해 왔다”며 “이번 전시는 도시 재개발 지역에서 공간의 기억과 문화적 상상력을 접목해 물리적 개발로 사라질 삶의 영역을 발견하고자 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비티그룹은 삼리를 포함해 평택동 76번지 일원에 4~5성급(300실) 호텔과 50층 규모의 오피스텔, 1800여 가구의 아파트를 포함한 명품 주상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평택=오원석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