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아뜨르 다락 '안개가 걷히면'
▲ 뮤지컬 안개가 걷히면의 한 장면. /사진제공=떼아뜨르 다락

마흔두살 무명 시인 호영은 뇌 질환 환자다. 생이 6개월 남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옆 진료실에서 알츠하이머 진단이 내려진 혜실을 만난다.

“육 개월만 같이 살다 꽃잎 바람을 타고 날듯, 그렇게 시원하게 헤어지자.” 아무 인연이 없던 둘은 삶의 벼랑 끝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여기에 혜실이 일탈의 대상으로 생각하던 형희까지 세 사람의 특별하지만 짧은 여정을 뮤지컬로 그려냈다.

인천 중구 신포동 떼아뜨르 다락은 '안개가 걷히면'을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2020년 떼아뜨르 다락 희곡공모를 통해 당선된 김민수 작가의 작품을 뮤지컬로 재구성한 것으로 탄탄한 연출이 돋보인다.

해탈과 미련이 교차하는 인생의 끝자락을 부여잡은 인물들이 이성의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나누는 서사가 전체적인 극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애정을 통해 언젠가는 종료될 우리의 삶을 반추하고 소중함과 가치를 느껴볼 수 있다.

공연은 12월6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다. 수∼금 오후 7시, 토·일요일 오후 4시.

백재이 예술감독은 “누군가의 본질을 사랑하게 될 때 우리 안의 안개가 걷힌다는 의미의 제목”이라며 “독특하지만 일상적인, 안타깝지만 웃긴 이상한 로맨스 연극을 음악에 실어보았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