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중심 신산업 육성 목표
선발 주자 경북은 17조...경기도 절반에도 못미쳐
취임한 지 1년 6개월에 접어든 김동연 경기지사가 '임기 내 100조원 국내외 투자유치'를 향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김 지사는 역대 경기도 최대 해외 투자유치 규모인 5조3000억원을 따냈고, 현재까지 총 40조여원의 투자유치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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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선8기 경기도 투자유치 현황은 이날 기준 40조176억원이다. 이는 김 지사가 지난 2월7일 도의회 도정연설에서 반도체, 바이오, 첨단모빌리티,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임기 내 100조원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한 약속의 일환이다.
100조원의 기준은 연간 투자유치 목표를 36조원으로 했다. 목표 수립 당시 남은 임기인 3년 동안 유치 자본을 미래를 위해 투입하고 경제 활성화를 하겠다는 게 김 지사의 취지다. 도는 김 지사 취임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40조원을 넘겨, 목표하는 100조원 달성이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중심 투자유치
민선8기 투자유치 세부 실적을 보면 인마크글로벌(호주) 5조3000억원, ESR켄달스퀘어(미국) 3조원, 온세미 반도체(미국) 1조4000억원, ASMI(네덜란드) 1조원, 린데(미국) 5000억원, ASML(네덜란드) 2400억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미국) 2400억원, 알박(일본) 1330억원, 플라스틱에너지(영국) 1000억원 등이다.
이들 회사 대부분은 탈탄소, 경기 RE100 달성 목표와 연관됐다. 예로 인마크글로벌은 LNG냉열을 활용한 친환경 고순도 플라스틱 재생원료 제조 등 순환경제와 에너지전환, IT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이고, 온세미 반도체는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기업, 린데는 탄소배출 저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반도체용 희귀 가스 생산 기업이다.
그간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력으로 투자유치를 해왔던 역대 도지사들과는 달리 김 지사는 이에 더해 '기후변화 대응'을 내세워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산업, AI빅데이터 등 신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했다.
▲역대 경기도지사 중 해외 투자 유치 최대 규모
'돈 잘 버는 도지사', '기후 도지사', '글로벌 도지사'로 불리길 원한다고 답했던 김 지사는 최근 호주 출장에서의 투자유치 성과로 세 가지 면모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2박4일 일정의 호주 출장에서 인마크글로벌과 만나 당초 약속했던 1조원에 더해 4조3000억원 추가 유치를 약속받았다. 이는 역대 도지사 해외 출장 투자유치 가운데 최대 규모다.
또 민선 6기, 7기와 비교했을 때 8기 외자 실제 투자액은 이들을 뛰어넘었다.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에 실제 투자한 해외 투자액은 10조7349억원, 민선 7기(2018년 7월~2022년 6월)는 13조3097억원이다. 민선 8기(지난해 7월~올 11월30일)는 13조8566억원으로 1년 반 만에 이들 실적을 따라잡았다. 이때 민선 7기 금액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122조원을 불포함한 수치다.
▲먼저 '100조원 투자유치' 외친 경북보다 앞서나가
김 지사가 '100조 투자유치'를 외치기 전 경상북도가 먼저 똑같은 선언을 했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해 6월 재선에 성공한 뒤 민선 8기 동안 투자유치 1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 이를 위해 같은 달 '민선 8기 투자유치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경북은 앵커 대기업 유치, 신속 투자 가능한 산업단지 개발 및 제공, 전국 최고 수준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투자유치 100조원 달성을 구상했고, 투자 분야는 2차전지와 반도체 분야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차전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 탄소 중립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경북의 투자 방향은 기후변화 대응 중심인 경기도 정책 기조와 비슷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투자유치액은 17조5800억원으로 경기도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투자유치는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민선 8기 특징은 기후변화 대응과 신산업 분야에 포커스를 맞춰 더욱 가치가 있다”며 “현재 40조원 정도 투자유치를 했다면 앞으로 100조원은 당연히 달성하는 것이고, 100조원을 얼마나 넘어설 것인지가 관건이다”고 했다.
/정해림 기자 s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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