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철, 윤아트갤러리서 사진전

'구멍:어려움을 해쳐 나갈 길' 주제
배수구 통해 본 '영종도 자연' 담아
삶의 자세 '깨달음' 얻어 의미 전달
▲ 윤인철 작가와 작품.
▲ 윤인철 작가와 작품.

특별할 것 없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자연뿐이다. 같은 장소일지라도 어제와 오늘 마주하는 풍경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그런 재미로 동네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넘실거리다 고요해지는 바다, 빨갛게 물들어 가는 노을의 찰나까지. 그러다 무심코 스쳐 지나가던 배수구가 눈에 들었다. 바닥에 엎드려 구멍에 시선을 던지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그 구멍을 보기 위해 몸을 낮추고 엎드리니 상상도 하지 못했던 풍경이 보이더라고요. 켜켜이 쌓인 나뭇가지는 흡사 둥지 같기도, 바람 따라 심어진 생명은 푸른 정원처럼 보이고요. 바쁘게 움직이는 게도 우연히 만났어요. 구멍 너머에 보이는 모습에서 깨달음을 얻었죠.”

▲ 오는 12월 6일까지 인천 중구 윤아트갤러리에서 윤인철 사진전 '구멍: way out: 어려움을 헤쳐 나갈 길'이 진행된다.

윤인철 윤아트갤러리 대표가 오는 12월 6일까지 '구멍(way out): 어려움을 헤쳐 나갈 길'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진행한다. 그동안 영종도가 선사하는 자연의 모습을 담은 전시를 하긴 했지만,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진행하는 사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구멍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내가 꼿꼿이 다닐 때는 보여주지 않다가 비로소 바닥에 엎드렸을 때 마주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며 나 자신을 내려놓고 바짝 엎드리고 구멍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보며 살아가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 윤인철 'Garden'<br>
▲ 윤인철 'Garden'

지난해 8월 중구청 근처에 문을 연 윤아트갤러리는 그동안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며 지역에 이름을 알려왔다. 특히 작가와 그림을 보는 관람객 모두에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의미 있는 전시 개최를 위해 힘썼다.

“조현병이 있는 환자분들이 심리치료를 위해 그린 작품들을 걸기도 했었어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돕는 사회적기업과 함께 진행한 전시도 있었네요. 어르신들이 모으신 종이를 캔버스로 만들어 그 위에 그림을 그린 작품들이었죠.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기도 하고요.”

“당연히 갤러리 유지를 위해서는 상업적인 전시도 해야죠. 하지만 때로는 감동적이고 귀감이 되는 기획전시를 하려 해요. 문턱이 높아 쉽게 작품을 전시할 수 없는 작가들에게도 문을 열고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지나가다가 한 번씩 들리셔서 좋은 작품들 통해 힐링하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