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 주공 단지 내 100여 그루
비용·공사 기간 증가에도 이식
도시 숲 조성사업 구간에 식재
▲ 평택시가 합정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서 기증받은 조경수를 이식하기 위해 굴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평택시

평택시가 미세먼지 차단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도시 숲 조성사업에 재건축 조합이 단지의 나무를 기증하면서 평택시는 예산을 절감하고 오래된 수목도 보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30일 평택시에 따르면 조합은 평택 합정 주공아파트 일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으로 현재 34년이 지난 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1900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건립 당시 식재했던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란 상태로 재건축을 위해서는 이 나무들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조합은 나무 제거 대신 보호를 택하고 평택시에 도시 숲 조성 사업에 필요한 조경 수목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평택시는 검토 끝에 조합의 제의를 받았고 조경 전문가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조합이 조경 수목의 기증과 이전, 이식에 필요한 공사비 일체를 부담하고 평택시는 이식 장소를 제공하는데 합의 했다.

조합은 조경 수목 등을 제거하면 비용과 공사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으나 34년간 함께한 조경 수목의 제거보다는 기증을 택했고 평택시는 도시 숲 조성에 이 나무들을 활용키로 했다.

평택시는 무성하게 자란 느티나무 등 100여 그루를 조합으로부터 기증 받아 시가 추진 중인 도시 숲 조성사업 구간에 식재했다.

김영철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긍정적인 결정에 따라 이 사업이 추진된 만큼 조합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으나 정들었던 나무들이 평택시의 쾌적한 환경 조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의 통 큰 결정에 감사하다”며 “수목 이식이 잘 마무리 된 만큼 기증받은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단지의 조경공사업체도 조합과 평택시의 뜻에 동참하기 위해 수익금 대부분을 아파트 조경 수목으로 지원하고 황금소나무종 40여 그루도 평택항 수목 이식 공사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