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수리·보수 지자체 직접 시행
규정 변경 이후 관리·사업 주체 분리

시체육회 “현장 특성 반영되지 않아”
종건 “기존 일도 많아…업무 과중해져”
현 시스템 불만족…제도 개선 필요성
▲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 /출처=구글

“체육시설 현장 특성과 관리자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는다.”(인천시체육회)

“기존 업무도 과다한데 체육 시설 관련 소액 공사도 담당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인천시종합건설본부)

이번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 보조축구장 배수 불량 문제의 근본 원인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인천시체육회와 인천시종합건설본부는 각각 현 시스템에 대한 나름의 불만을 가지고 있다.


▶ 관련기사 

배수 불량 축구장, 조달우수제품 안썼나 못썼나

비 오면 물 차는 축구장, 공 대신 물 차는 동호인


29일 인천시와 인천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당초 시 공공체육시설 유지·관리 등을 위한 개·보수 사업은 인천시체육회가 인천시 담당부서로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직접 시행했다.

하지만 2019년 정부합동감사에서 '인천시가 문학경기장을 민간위탁하면서 직접 집행해야 할 사업을 민간 위탁비로 편성해 집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행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은 관리위탁 행정재산의 원형이 변경되는 대규모 수리나 보수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도록 규정(시행령 제20조제2항)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인천시종합건설본부를 통해 해당 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고, 결과적으로 공공체육시설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주체(인천시체육회)와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한 개·보수 사업을 시행하는 주체(종건)를 분리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제도 변경 이후 나아졌다기보다 더욱 꼬여버린 양상이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듯, 인천시체육회와 인천시종합건설본부 양쪽 모두 현 시스템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인천시체육회는 “시설 위탁 관리자로서 제시하는 현장 특성과 요구 사항이 종건을 통한 공사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종합건설본부도 “도로나 하천, 공공건축물 등 도시기반시설을 담당하는 기존 업무에 체육 시설 관련 사업까지 떠맡아 추진하면서 업무가 더욱 과중해졌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여기에 애초 두 기관의 성격과 목적이 다른 점도 엇박자를 내는 요인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시설 유지 관리 책임을 지닌 시체육회는 이용자 만족과 관리 효율성을 강조하지만 종합건설본부는 사업 절차와 예산 효율성 측면을 더 중시한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종건이) 시설물 개·보수 공사에 앞서 의견 수렴은 하지만 구속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대체로 사업에 반영이 잘 안 되고, 사전에 공사 내역서나 시방서를 받아 보는 것도 아니어서 제대로 시공되는 것인지 파악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조축구장 빗물 침수 사례와 같이) 만일 시설 유지 관리가 미비해 사고나 피해가 발생한 경우 관리 주체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등 경기장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수 밖에 없다”며 “특히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은 초·중·고 엘리트 공인대회가 개최는 지역 유일 경기장인데다 최근에는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장소로 활용돼 인천을 홍보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한 만큼 충분한 품질보증이 확인된 제품으로 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종건 관계자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거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자 보수 요청 시 즉각 조치해 왔다“며 “이번 보조축구장 배수 불량 문제는 제품 성능 검사로 제품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 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관련기사
배수 불량 축구장, 조달우수제품 안썼나 못썼나 국가에서 권장하는 조달우수제품을 안쓸걸까, 못쓴걸까.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 보조축구장 배수 불량 문제(인천일보 11월 27일자 13면 '비 오면 물 차는 축구장, 공 대신 물 차는 동호인')의 근본 원인을 놓고 인조잔디 교체공사를 발주·시행한 인천시종합건설본부(이하 '종건')와 시설을 직접 관리하는 인천시체육회(이하 '시체육회')가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2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체육회는 지난해 보조축구장 인조잔디 교체공사에 앞서 종건에 '주축구장과 동일한 수준의 제품을 선정 비 오면 물 차는 축구장, 공 대신 물 차는 동호인 지난해 인조잔디 교체공사를 실시한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 보조축구장이 비만 오면 ‘물바다’가 되는 배수 불량 문제로 축구 동호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이로 인해 지난해 준공 이후 지금까지 하자 보수 공사만 세 차례 이뤄진 상황으로 애초 부실시공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지난해 7월 인천시는 2010년 조성된 이후 12년간 사용한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 보조축구장(7950㎡) 인조잔디가 노후화되자, 인조잔디 교체공사와 주변 정비 공사에 착수해 10월 완공했다.앞서 시는 2020년 사업비 총 6억6700만 원을 들여 주 경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