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가게·방과 후 플랫폼 등 운영
경기도 평생학습경진대회 대상도
봉사 특성상 수입 거의 없어 어려움
수익창출 통해 활동가 보상 바람

“출산과 육아를 부부끼리만 헤쳐 나가는 것이 서로에게 너무 고되고 힘든 일이었는데 힘든 것을 표현할 수 있고 공감과 위로를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작은 것이지만 나눌 수 있는 이웃과 곁을 내어 주는 관계 등이 점점 넓어진다면 내 삶이 풍족해지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며 마을 사람들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시흥 댓골마을학교'의 민정례 교장이 마을학교를 설립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17년 민 교장을 비롯해 뜻을 같이하는 지역사회 이웃 다섯명과 의기투합해 문을 연 시흥 댓골마을학교는 현재 핵심 활동가 6명과 운영위원 10명을 비롯해 200여명의 회원이 등록해 각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댓골마을학교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지역사회 이웃과 따뜻한 관계망을 유지하고 연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코로나19 시기 초등 돌봄이 원활하지 않을 때 과감히 돌봄 일에 나섰고 마을 쓰레기 문제가 적잖은 지역사회 현안으로 떠오르자 이웃과 함께 학습 모임도 갖고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생활용품 유가보상 가게인 '시흥순환가게 리(re) 100'을 운영하고 있다.

또 댓골마을학교는 마을과 학교를 잇는 '마을 교육자치회'와 중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을 지원하는 '마을 기반 방과 후 플랫폼'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시흥 댓골마을학교는 이러한 활동이 인정을 받아 최근 개최된 제3회 경기도 평생학습대상 경진대회에서 '기관·단체 부문 대상'을 획득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민 교장은 “마을학교 개설 초창기에는 지역사회에서 '시가 하는 것이냐, 뭐 하는 곳이냐'하는 질문 등을 많이 받기도 하면서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그저 '마을 일을 하자'라는 막연한 목표만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은 나와 남을 함께 생각하는 공동체의 마음을 통해 경제적 이익이 없어도 기꺼운 마음으로, 가치 있는 일들, 풍요로워지는 경험들이 쌓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댓골마을학교 관계자들은 마을학교가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좋은 일을 하는 곳'이라는 평판이 확산하고 있는 점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민 교장은 귀띔했다.

그러나 마을학교를 이끌어 가는 데 있어 항상 평탄함만 있지는 않다는 게 민 교장의 솔직한 심정이다.

“봉사나 마을활동의 특성상 수입이 거의 없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일까지 많아 나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때로는 '내가 뭘 하고 있나' 하는 현타(?)가 올 때가 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때 언론계에 종사하기도 한 민 교장은 “댓골마을학교가 지지자들과 지역민들의 선한 마음으로 운영되는 만큼 오래 유지되기를 바란다”며 “향후에는 활동과 더불어 수익창출까지 이뤄져 마을 활동가들의 노력이 현실적인 보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경제적 자립 희망'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시흥=김신섭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