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추진 도시개발 서구만 17개
검단신도시 등 인구 흡수 심화
계양·부평 소외…불균형 우려
도시 외곽 신규사업 억제 주장

부평구나 계양구와 같은 인천 북부권 원도심을 방치하고 지금처럼 검단신도시 필두로 서구 일대만 개발하면 지역 중심부 공동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 밑그림 그리는 데에만 5년 가까이 걸린 인천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을 토대로 서구 외곽 지역에 인구 수십만 규모의 주택단지가 형성되면 도시 균형을 깨는 거대한 '빨대효과'로 존재할 거라는 예측이다.

인천시가 최근 공개한 북부권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 최종 결과서는 4대 전략 13개 과제를 통해 서구 검단·오류·왕길동과 계양구 계양동 일원의 변화 가능성을 내다보면서도 '지역 불균형 가속화'를 우려되는 지점으로 꼽았다.

해당 용역서는 “원도심에서 북부권으로 인구 이동이 심화돼 원도심 쇠퇴와 지역 간 불균형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도시 외곽 지역 신규 도시개발사업 억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계획 인구가 18만명에 이르는 검단신도시의 입주가 완료되고, 민간도시개발사업까지 진행될 경우, 2030년 이후 주택공급량 공급 초과로 인해 미분양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3기 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처럼 매머드급 주택 공급 사업이 계양구에도 예정돼 있지만 대상지가 논과 밭으로 이뤄진 부천시와 맞닿은 경계 지역이라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계양과 부평으로 이어지는 기존 주거지역은 산발적 재개발·재건축에만 기대고 있다.

이런 배경에 검단신도시·루원시티 입주가 활발한 서구는 이미 주변 부평구와 계양구 등 원도심 인구를 무섭게 흡입 중이다.

통계청 전출입 자료를 따져보니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동안 부평과 계양에서 서구로 넘어온 전입이 각각 8050명, 7031명인 반면 서구에서 부평, 계양으로의 전출은 각각 3400명, 1993명에 그치고 있다. 같은 인천 북부권이라도 서구가 벌써부터 무섭게 부평과 계양 인구를 흡수하고 있다는 뜻이다.<표 참조>

인천시가 현재 추진 중인 도시개발사업 29개 구역에서 계양지역은 4개, 부평지역은 한 개도 없는 실정이다.

대신 서구지역 사업 구역만 17개다. 인천시 전체 도시개발사업 추진 면적 1256만9974㎡에서 69.7%에 이르는 876만4734㎡가 서구 몫이다.

계양구 한 공인중개사는 “수십년 동안 인천에선 빈 땅에 도시개발을 하면서 송도, 청라 등이 원도심 인구를 흡수하게 뒀다. 그동안 개발 불모지였던 북부권에서도 빈 땅에만 집을 지으려고 하니 원래 주택이나 아파트들은 가치 하락과 더해 거래 자체가 끊겼다”며 “건설업계 수요가 지역 외곽으로 쏠리고 도심에선 철도 이슈가 있는 몇몇 지역에만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니 원주민들은 안과 밖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