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문화재단 부흥 노력
'거북마을 사람들' 연극 인기
탭댄스·연주 등 선보일 계획

예전만큼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인천 서구 거북시장. 웬일로 이번 주 내내 이곳에 인파가 북적였다.

군중들은 시장 한쪽의 새까만 장막을 걷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는 연극공연이 시작되려는 찰나였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이 쇠락하는 원도심을 문화예술로 부흥시키기 위한 걸음을 이곳에서 떼고 있었다. 서구에서 활성화가 긴요한 대표적 장소인 거북시장을 문화의 거리로 조성키로 장기 계획을 세우고 그 사전 사업으로 간이 소극장을 만든 것이다.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연극은 극단 대중아트컴퍼니가 만든 '거북마을 사람들'(사진) 이었는데 공감 가는 서사와 탄탄한 연출로 입소문을 타면서 발 디딜 틈이 없게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누군가는 “난생처음 연극을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이틀 연속 왔다”고 하고 다른 이는 “나에게 필요한 게 이런 여가 생활이었다는 걸 깨달았다”고도 했다.

시작에 불과한 이번 사업의 반응이 뜨거워 서구문화재단의 앞으로의 계획이 더 관심이 간다.

재단은 서구가 추진하는 문화관광형 거북시장 조성사업과 맞물려 이곳을 문화예술이 흐르는 거리로 만들기 위한 커다란 목표를 세웠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방치된 시장 내 공간들에 소극장을 짓고 거리에서는 탭댄스, 탱고 연주, 군악대, 스케이트 보드 경연 등 다양하고도 참신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 특성상 고령층이 대부분인 이곳에 청년 창업과 유동 인구 유입을 꾀하며 인천에서도 특히나 문화예술 척박지인 해당 구역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이 문화의거리 사업은 조만간 점진적인 착수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쯤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박한섬 신거북시장 상인회장은 “30년 속옷가게를 운영했는데 갈수록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다시 몰리는걸 보니 새로운 희망과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종원 인천서구문화재단 대표는 “지금은 여러 기관이 온 힘을 다해 예술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과 원도심을 구제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