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시 사업' 창작공간·전시 기회 제공
지역문화 기여 추적 조사 등 사후관리 전무
아트플랫폼 “관련한 실태조사 계획 없어”
▲인천아트플랫폼 전경 /사진제공=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 전경 /인천일보DB

14년째 계속되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사업 사후관리가 엉망이다. 입주 작가들은 타지역 출신이 대다수인데 이들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지원받은 후 지역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전혀 추적이 되고 있지 않다. 레지던시의 질적 성장과 지역 사업의 취지 및 방향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연구나 실태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22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총 396명의 작가들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돼 활동을 벌였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해외 출신 작가까지 국적과 지역에 한정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출신 작가들이 인천을 찾았다.

인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인천아트플랫폼을 운영하는 인천문화재단은 선정된 작가들이 입주해 작품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레지던시 활동 결과를 전시와 공연 등을 통해 선보일 수 있도록 작가별로 프로젝트 발표를 지원해왔다.

올해의 경우 2억9700만원의 인천시 예산을 레지던시 몫으로 편성했다. 인천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원을 받은 이들은 입주 종료 후 인천아트플랫폼 경력을 전국과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 프로그램과 환경이 비교적 좋은 까닭에 업계에서 후하게 쳐주는 것이다.

이렇게 작가 개인으로서는 좋은 스펙이며 내세울 만한 실적이지만 정작 이를 육성한 지역에는 어떻게 환원되고 있는지 연구조차 되고 있지 않다.

프로그램 참여 후 인천과 어떻게 상생하고 지역에 기여하는지,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레지던시 출신 작가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등 사업 이후 관리방안에 대한 관계기관의 고민은 깊어 보이지 않는다.

인천아트플랫폼 관계자는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인천과 관련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현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등과 관련해 프로그램 종료 이후 별도로 조사한 적은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이와 관련한 실태조사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타 지역에서는 레지던시 등 창작공간 지원사업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제주지역의 문화예술 창작공간 지원사업 실태 및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제주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창작공간 지원사업은 공공의 재원이 투입되므로 예술가의 창작 여건을 보장해 준다는 목적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확대해 줄 수 있는 운영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