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청라 블루노바홀서
이강화·김지구·김유정 작가 참여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동요 ‘앞으로’. 지구를 걷다 보면 둥그런 모양 때문에 온 세상 어린이들을 다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재치있는 시선이 담겼다.
이 동요 속 둥근 지구의 모습과 환경 문제를 엮어 예술로 풀어낸 작가들의 전시회가 인천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가 모두 공유하고 대응하며 살아나가야 할 ‘지구별‘에 대한 이야기 ‘아프로 지구별 아트로’다.
오는 26일까지 서구 청라 블루노바홀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기후위기 속 앞으로(아프로) 지켜나가야 하는 터전인 지구별을 주제로 우리의 삶에서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예술로(아트로) 드러내고자 기획됐다.
전시회에서는 중심이 되는 세 명의 작가 작품과 시민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강화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 그 웅장함을 표현해냈다. 작품마다 비어있는 공간을 둔 것도 특징이다. ‘오케스트라’, ‘길’, ‘일상-생명력’ 등이 걸렸다. 이 작가는 “채울 이유가 없어서 비워두는 건 아니다. 생명의 강인함이 도드라진 건 바람과 공기가 자유롭게 드나들던 통로가 작품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꽉 찬 나를 드러내 보이는 시간이 아니라 비어 있는 나로, 자유로운 나로 되돌리는 채찍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김지구 작가는 푸른색을 많이 사용해 바다의 평화로움과 청량함, 삶의 온기를 제공함과 동시에 차갑게 얼어붙은 지구의 냉기를 표현했다. 멸망에 대한 두려움과 유토피아적인 풍경을 찾아 떠나고 그 속에서 행복함과 안온함을 느끼는 열망을 드러냈다. ‘Sky Ocean’, ‘Moebius, Connection’, ‘세상의 끝, 먼지와 바다’ 등이 대표적이다.
김 작가는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로 에메랄드빛 바다, 청정공기로 가득 찬 숲은 이제 지구상의 얼마 남지 않은 유토피아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지구온난화와 우리의 열망에 대한 논의를 촉구하고, 관객이 감상을 통해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지구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한다.
김유정 작가는 식물의 환영적 이미지를 생활공간으로 불러들이는 방법으로 작품을 전시한다. 인공적인 자연과 빛을 이용한 공간은 현대 광고판의 형식과 동양적 정원의 느낌을 결합시켰다.
김 작가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망을 형성하는 하나의 유기체다. 결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하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생태적 연대를 이루어야만 현시대의 생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가상의 시스템 안에서의 휴식조차도 때로는 강요당할 수 있다는 역설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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