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기기 AI기술 접목…음성인식 스위치 시장 선도

금융자동화기기 주력 11년째
(주) 보임과 협력…안전기기 개발

네트워크 없이도 손쉽게 사용
“불켜줘” “도와줘” 음성 인식
사회적 약자 긴급신고 유용
설치비 저렴…고객 반응 좋아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과 시장의 디지털 전환, 그리고 국제적 경제 불안정 등 복잡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상호 지식·기술을 하나로 합치는 융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융합이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기업 자체의 생존력을 키울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판단, 관련 제도를 만들고 지원하고 있다. 인천일보는 3회에 걸쳐 융합을 도입한 도내 기업의 긍정적 변화와 현장 목소리 등을 연재한다.

▲ 금융자동화기기와 무인주차 등의 기술에 특화한 ㈜이노스 성남 사무실 제조 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 점검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 금융자동화기기와 무인주차 등의 기술에 특화한 ㈜이노스 성남 사무실 제조 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 점검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창립 11년째인 ㈜이노스는 '금융자동화기기'를 주력으로 메카트로닉스 제품 개발의 혁신을 이끌어가는 회사다. 성남 중원구에 본사, 서울 금천구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2016년 ATM(Automated Teller Machin·현금자동인출기) 기기에 탑재하는 프린터와 현금·수표 입출금 장비 등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모터와 센서를 가동한 명세표 자동공급기기를 3만5000대 생산했으며, 펀치롤러 현금방출·입금 모듈 등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2019년부터는 무인주차관제 시스템 등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 기반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중소기업 비즈니스 융합성장 지원사업'에 참여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

▲ 금융자동화기기와 무인주차 등의 기술에 특화한 ㈜이노스 성남 사무실 제조 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 점검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차별화 한 '음성인식 스위치'

㈜이노스는 융합을 통해 네트워크 연결이 없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독립형 음성인식 스위치 개발에 나섰다. AI기반 비상벨과 조명 등 사회안전 기술과 제품개발에 주력해 온 ㈜보임과 협력해 시제품까지 만든 상태다. 음성인식 스위치는 손으로 눌러서 불을 켜고 끄는 스위치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이노스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기기를 사고,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국내 무선인식 스위치 시장은 통신사와 가전사들이 무선허브를 두고 인터넷(와이파이)으로 연동 및 관리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그밖에 연동칩 형태의 제품이 일부 판매되긴 하지만, 대부분 중국산이라 감도와 인식거리 부분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스위치와 전등부 교체 등의 공사가 필요한 방식이었다.

㈜이노스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네트워크 환경이 아니어도 작동할 수 있도록 했고, 1200개 이상의 한국인 발음으로 인공지능 음성명령어 학습을 진행했다. 스위치의 미세한 전류를 증폭시켜 가동할 수 있는 파워 기술이 들어갔다. 디자인도 원래 쓰이던 스위치처럼 돼있다. 설치 방법은 기존 스위치와 전선을 분리 뒤 연결하면 끝이다. '불켜줘', '불꺼줘'처럼 간단한 작동은 물론 위기 시 '도와주세요' 등의 용어로 긴급신고를 할 수도 있는 유용한 제품이다.

비용도 저렴하다. 기성품은 설치까지 하면 20~30만원 써야하나, ㈜이노스의 제품은 6만원 정도면 된다. 주변소음 45㏈의 상황에서 3m~5m 거리 음성인식 파형반응과 전기용품안전인증 등 양산을 위한 절차가 올해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 세계적 기술로 알려진 ATM 현금자동입출금기기 관련 제품을 설명하는 이우호 ㈜이노스 대표.

▲사회적 약자·서민에게 유용한 제품

이번에 기업 간 융합으로 탄생한 신제품은 장애인,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등 보호가 필요한 세대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세대는 더욱 현대 스마트 기술을 통한 편의가 필요할뿐더러, 책임 보호자가 없으면 떨어지거나 넘어지는 낙상을 비롯한 화재 등의 사고 위험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합한 인구는 10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이노스와 ㈜보임은 사업 초반 1000대 규모의 시제품을 생산해 사전 확보한 고객들에게 배포하고 있는데 '편하다', '간단하다'는 등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앞으로 두 회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공주택기업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경로당에 샘플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마케팅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 보건복지부 '장애인 보조기기 교부 품목',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령친화우수제품', 국민건강보홈공단 '노인 지원물품' 등에 등록을 추진하는 등 판로를 점차 넓혀간다.

 


 

[인터뷰] 이우호 (주)이노스 대표

“융합은 중기에 소중한 기회...새로운 미래 활짝 펼칠 것”

▲ 이우호 ㈜이노스 대표가 경기도 융합 사업을 통해 개발한 음성 인식 스위치 제품을 한 손에 들고 인천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30년 경력의 엔지니어인 이 대표는 중소기업의 독자적인 기술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도전을 펼쳐나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융합 지원사업은 도전의 마중물이라고 생각합니다”

14일 이우호 ㈜이노스 대표이사는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기업 융합을 계기로 해 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30년차 엔지니어인 이 대표는 대기업과 해외 기업이 주도하는 제품을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에 대기업에서 나와 회사를 차린 그다. 이노스라는 명칭도 '혁신(Innovation)을 뛰어넘는(Over) 제품(System)'이란 의미에서 구상됐다.

대표적으로 은행 창구 직원이 모출납 직원을 대신해 직접 출납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든 자동화 시스템의 경우 세계 유일한 기술이다. 후발 주자인 무인주차 관제 시스템은 '양방향 일체형 주차 차단', '게이트 조명장치', '차단기 개폐장치' 등으로 특허를 취득했다.

이 대표는 산업의 전환에 발맞춰 앞으로는 보다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실생활 제품 생산에 주력하기로 했다. 융합사업의 최종 목표는 중소기업의 독자적 기술을 녹인 제품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대기업과 납품 등으로 협력하고 있으나, 시장에 있는 제품을 통한 기업 이미지는 대기업이 가져가게 돼있다”며 “우리의 모델, 우리의 브랜드로 상품을 판매하고 싶다. 융합으로 개발한 독립형 음성인식 스위치로 시작해서 점차 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기도의 융합지원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표현했다.

이 대표는 “융합은 중소기업에게 굉장히 소중한 기회이자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융합 과정에서 만든 제품으로 재투자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런 사업이 더욱 확대돼서 많은 중소기업이 특정 업종의 한계와 시장 진출의 어려움 등을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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