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서울 편입 반대'에 시청 앞 집회
“검단, 인천 편입 당사자가 유정복
지금은 실현 불가 정치쇼 인가” 반문

유 시장, 면담 일정 조율로 주민 달래
당론과 정면 배치 파장 묘수있나 관심
▲ 13일 인천시청 애뜰광장에서 김포시 시민단체 회원들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비판한 유정복 인천시장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김포시 서울 편입론에 대한 유정복 인천시장의 소신 발언을 놓고 그의 정치적 고향인 김포 지역 일부 시민들이 인천 원정 집회에 나섰다. 유 시장의 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김포시민 100여명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인천시청 앞에서 '유정복 배신자 김포시민에 사과하라'라고 적힌 원색적인 현수막을 앞세워 원정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994년 김포군 검단면을 인천시로 편입시킨 사람이 당시 유정복 김포군수”라며 “검단 주민 56%의 찬성 의견으로 검단을 인천으로 넘긴 것은 맞고 시민 대다수가 원하는 서울 편입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정치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시장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줬던 그 순간을 기억하라”며 “그 희망과 기억을 저버린다면 유 시장은 시민들의 배신자이자 국민의 배신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 시장은 이날 원정 집회를 온 김포 시민들과 잠깐 만나 자리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오해였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이들과의 면담 날짜와 시간을 조율하는 등 격앙된 주민들을 달랬다.

유 시장의 발언은 '소신 발언'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소신을 밀어 붙이기 위한 자당 분위기와 인천 안팎의 우호세력이 쉽게 감지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유 시장 발언은 같은 당에서 '유감'이란 표현을 들으며 홍역을 치렀다.

박정하 대변인은 지난 7일 “김포에서 의원하고 인천에서 (시장을) 재선째 하지 않나. 행안부 장관까지 했다. 깊이 있게 고민하고 한 말인지, 유감스럽다고 해야 하나”라며 “(김포 편입 비판 발언에) 지도부도 불쾌하고 의원들도 부글부글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당론과 정면 배치된 자신의 발언이 불러온 정치적 파장을 풀어낼 유 시장의 정치적 묘수가 기대되고 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본인을 부각시켜 정치적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오히려 중앙당과 합을 더 잘 맞추는 게 상식”이라며 “여러 모로 해석 해봐도 귀착지가 좋지 않은 행보 같다”고 분석했다.

유 시장은 1994년 김포 군수로 임명돼 전국 최연소 군수가 됐다. 이후 1998년 민선 김포시장을 지낸 데 이어 2004년부터는 3선 국회의원을 김포에서 역임했다.

유 시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안이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국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 쇼”라며 “지방행정 체제 개편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협력이 요구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국민 의견 수렴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김기원·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