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요즘 정치권에서 '김포시 서울편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집권 여당이 갑자기 서울 대도시광역권 구상을 의제(agenda)로 들고나와 김포시민들 마음을 들썩이게 하며, 서울에 맞닿은 하남, 구리, 일산, 광명 등 인접 지역 주민들도 덩달아 뭔 일이지 하며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글쎄 여당이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김포 서울편입 의제를 들고 나왔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런데 대도시광역권 구상을 이런 방식으로 공론화하는 것은 도시전문가로서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도시를 광역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수 개의 작은 지역으로 분리하여 운영할 것인가는 도시행정에서 오랫동안 고민해온 난제이기 때문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도시행정을 큰 구역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광역론자(metropolitanist)들과 작은 구역으로 분할하여 운영하는 것이 지방자치 본질에 적합하다는 공공선택론자(public choice theorist)들 사이에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행정구역을 광역적으로 운영하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행정 효율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인력·재정중복의 낭비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작은 구역으로 운영할수록 지역의 역사성·정체성·애향심을 높이고, (거주지에 대한) 주민 선택의 폭을 넓혀 풀뿌리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데 공헌한다는 주장이다. 팽팽하게 맞선 두 주장 사이의 핵심적 차이는 행정을 광역적으로 운영할수록 경제성·효율성이 높아져 도시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주장이고, 공공선택론은 작은 도시들이 자치 경쟁을 통해 주민을 위한 공공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정부독점에 의한 공공부문의 비능률과 폐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직까지 학계에서는 어느 한 주장이 다른 주장을 압도할 정도로 지배적인 논리가 정립되지 않았다. 그만큼 논란이 있는 난제를 집권 여당이 뜬금없이 들고나온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어떤 학자는 선진도시에서 광역권 대도시체제가 대세라고 주장하는데, 이 말이 곧 대도시 행정체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이해하기 바란다. 대도시 경제권과 대도시 행정권은 다른 의미라는 말이다. 이미 한국은 (서울 인천 경기도) 수도권이 대도시 광역경제권을 형성하며 일극 집중체제가 심화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이 주변 지역을 흡수하여 서울 행정권역을 더 확장하는 방안이 광역권 경쟁력을 높이는 데 뭐가 도움된다는 것인지 도시전문가로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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