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 '크리스마스 캐럴'
17~19일 부평아트센터 무대
기업·부유층 사회적 책무 강조
▲ 이성열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
▲ 이성열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

못되고 구두쇠인 스크루지가 개과천선해 너그러워진다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 그러나 다음 주 선을 보일 인천시립극단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는 이를 다소 달리 탐구할 만 하다.

가진 자가 못 가진 계층에 베풀어야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원작의 시혜적 사고 보다는, 유기적인 사회에서 이룰 것을 이룬 기업이나 부유층의 당연한 책무를 강조한다.

11월7일 연습이 한창 진행중인 인천시립극단을 찾아 극단만의 스크루지를 연출한 이성열 예술감독을 만났다. 그는 1880년대 찰스 디킨스의 생각을 현대에 맞게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어린이 노동 등이 자본주의의 병폐로 떠오르던 시절에 디킨스는 자비와 선의를 중요하게 여겼죠. 지금은 사회적 기여와 책임으로 보는 측면이 훨씬 공감대가 큽니다.”

▲ 인천시립극단 연극 '크리스마스 캐럴' 연습 현장.
▲ 인천시립극단 연극 '크리스마스 캐럴' 연습 현장.

그는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서사를 이어가면서도 더욱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다가가는데 이번 공연 중점을 뒀다.

“연극 크리스마스 캐럴은 현재 런던 올드 빅 극장에서 크리스마스 때마다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는 인기작이죠. 매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과 뮤지컬에 대해 부문별로 시상하는 토니 어워즈에서 음악, 미술, 조명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는데 국내에선 인천시립극단이 최초로 정식 계약을 맺었답니다.”

이번 작품은 이성열 예술감독이 인천시립극단에 부임한 지난 6월 이후 첫 연출작이기도 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친숙한 이야기인 스크루지로 대중과 밀착하겠다는 그의 포부가 담겨 있다. 이 감독은 이번 작을 시즌 레퍼토리로 삼아 내년에도 공연할 계획이다.

“인천으로 오며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2가지 있습니다. 인천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시립극단이 되겠다는 것과 실력 있는 극단이고 싶다는 것입니다. 한해를 돌아보고 또 새로운 꿈을 꾸는 연말에 '아주 바람직한 귀신 이야기'인 크리스마스 캐럴로 시민들에게도 긍정적인 내면의 변화가 생기길 바랍니다.”

11월17일∼19일 금요일 오후 2시와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전석 2만원.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