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이틀 만에 경찰 재출석…‘묵묵부답’ 일관
▲ 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 씨가 전 연인 전청조(27) 씨의 사기 공범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경찰에 다시 출석했다.

남 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송파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다.

지난 6일 경찰에 처음 출석해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만이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는 이미 구속된 전 씨와의 대질 신문이 이뤄질 수도 있다.

남 씨는 이날 송파서로 들어서면서 "하고 싶은 말 없느냐", "전 씨와 대질하면 어떤 얘기 할 거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 남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제공=연합뉴스

남 씨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이날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란 제목으로 9개의 글을 연달아 게재했다.

남 씨는 "전청조를 컨설팅, 정보기술(IT), 강연, 독서모임으로 돈을 버는 사람으로 알고 지냈다"며 "(전 씨가) 기업 컨설팅을 한다고 했고 최근에 유명 배달 어플 대표에게 5천만 원을 받고 1시간 컨설팅을 해줬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의 강연 비용이 1인 3천만 원이라기에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전청조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고, 한 번만 만나주기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며 "전청조는 '내가 이 정도다. 이렇게 메시지 보내온 많은 사람 중 내가 일일이 문구를 읽어보고 선택해서 컨설팅해 줄 거야'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전 씨는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데, 남 씨 자신은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남 씨는 또 "전 씨가 렌터카 회사를 운영한다고 했다"며 "몇몇 사람에게 차를 사준다고 하고 렌트 방식으로 유인해 주민등록증을 받고 그 사람의 대출금이 얼마만큼 나오는지 확인해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기 친 부분을 직접 듣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씨의 성별, 전 씨가 보여준 주민등록증 사진, 전 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 등을 공개하며 "전청조가 끝까지 거짓말했다. 이름 빼고 모든 게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속았다"고 밝혔다.

남 씨는 "운동만 26년, 선수촌에서 20년간 국가대표로 새벽부터 밤까지 운동만 했다. 40살이 넘었는데 이걸 모를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정말 몰랐다. 답답해 미칠 것 같다. 전청조를 만나면 왜 나한테 나타나 사람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는지 (따지고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사기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니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가 죽어야 이 사건이 끝나는 것이냐. 제가 죽을까요?"라고 썼다.

앞서 남 씨는 경찰에 접수된 전 씨 상대 여러 고소 건 가운데 1건에서 전 씨의 공범으로 함께 고소당했다.

고소인은 남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펜싱 아카데미 수강생 학부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보를 통해 전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남 씨가 실수로 전 씨 주거지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가지고 나왔다지만 믿기 어렵다"며 전날 남 씨를 절도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이민주 기자 coco0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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