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회진 사회부 차장.
▲ 정회진 사회부 차장.

올해로 24주기다. 지난 1999년 이후부터 매년 10월 30일 인천 중구 학생교육문회회관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긴다.

지난달 30일 인현동 화재 참사 24주기 추모식을 찾았다. 이날도 참사로 딸과 아들을 잃은 유족이 추모식에 참석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희생자들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커져만 가는 듯했다.

한 유족이 추모시를 읽어내려가면서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유족들도 연신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위로했다.

어른들의 불법으로 발생한 그 날의 참사는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아이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수많은 약속과 다짐이 난무했지만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두 참사 모두 사상자 대다수는 앞길이 창창한 10대 학생과 20대 청년이었다.

당시 사고로 목숨만 잃지 않았더라면 이들은 오늘날 의젓한 사회인으로 성장했을 것이며 누군가의 든든한 아빠, 엄마가 됐을 것이다. 또 이들은 나의 친구, 이웃이 됐을 것이다.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을 잃지 않기 위해 남아있는 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들을 위한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간판석을 세우는 것에서 더 나아가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을 되돌아보며 우리 사회가 그때보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되짚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개인의 일탈로 사고 원인을 축소하고 왜곡하는 일도 반복돼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안전을 점검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 경각심을 높여가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정회진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