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미리 만나 본 인천공항 미술 수장고

3795억 투입 내년 착공…2026년 조성 예정
1터미널에 홍보관…웅장한 문·영상 등 눈길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조성된 인천공항 수장고 홍보관.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조성된 인천공항 수장고 홍보관.

지난 24일 오전 11시.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여행객으로 붐볐다. 저마다 크기와 색이 다른 여행용 가방을 손에 쥔 채 종종걸음을 쳤다.

공항철도 제1여객터미널역에 내려 인파들 사이를 빠져나오자 무게가 나가 보이는 두껍고 웅장한 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반쯤 열린 문 안으로 걸음을 옮기자 커다란 네트망 같은 곳에 미술 작품들이 반듯하게 걸려있었다. 한쪽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미술품 운송과 복원, 이동 등에 대한 설명이 담긴 영상이 재생됐다.

바로 옆에는 안락한 방이 있었다. 외부 소음 등을 차단해 미술품을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프라이빗 뷰잉 룸'이라는 안내가 붙었다.

▲ 2026년 인천국제공항 내 들어서는 수장고 조감도. /자료제공=아르스헥사
▲ 2026년 인천국제공항 내 들어서는 수장고 조감도. /자료제공=아르스헥사

이곳은 오는 2026년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설 예정인 미술품 수장고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홍보관이다. 다소 낯선 개념인 수장고의 역할과 필요성을 공항을 오가는 이들에게 알리고 있다.

수장고는 다양한 미술품 및 예술품을 최상의 상태로 보관·보존해 작품의 자산가치를 유지하고 향상하기 위한 시설이다. 항온, 항습, 공기 여과, 방충 등의 기능을 갖춘다. 미술산업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로 꼽힌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조성된 인천공항 수장고 홍보관.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조성된 인천공항 수장고 홍보관.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아르스헥사는 수장고 유치를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인천공항 수장고는 제4활주로 중앙지역 서측에 사업비 3795억원을 들여 세워진다. 축구장 11개 크기에 달하는 연면적 8만3228㎡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현재 실시설계 진행 중으로 이르면 내년 5월 착공해 2026년부터 운영된다.

개인수장고부터 대형수장고에 이르기까지 총 138개의 크고 작은 룸에서 다양한 크기의 미술품을 보관할 수 있다. 이밖에 콘퍼런스 홀과 라운지, 홍보관에서 볼 수 있는 프라이빗 뷰잉 룸 등도 함께 조성된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조성된 인천공항 수장고 홍보관.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조성된 인천공항 수장고 홍보관.

뛰어난 접근성과 철저한 보안, 미술품 수장 면적 또한 세계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 국내외 갤러리 등에서는 적극적으로 보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착공 전임에도 임대율이 수장고 총면적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9월 '프리즈 서울'의 성공으로 국내 미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인천공항 수장고 사업을 통해 인천이 세계적인 예술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아르스헥사 관계자는 “미술산업의 근간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 미술작품의 가치와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