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놀이터 대신 똥간·공터...우리가 몰랐던 산동네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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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집기 한판 조혁신 지음 미디어밥 224쪽, 1만4000원
▲ 뒤집기 한판 조혁신 지음 미디어밥 224쪽, 1만4000원

조혁신 작가의 소설 <뒤집기 한판>의 개정판이 출시됐다.

우리 사회의 적고 약한 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배경은 인천이다.

특히 '부처산 똥8번지' 라고 불리는 인천 동구 송림동 산동네가 나온다. 그야말로 구질구질한 삶터다. 공중화장실 대신 똥간이 있고 놀이터 대신 공터가 있는 황량한 곳… 세상은 이곳을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동네주민 열한 살 박갑수는 현실의 더러움 속에서 지극한 환희를 발견한다. 그는 친구 일남과 이웃 똥바가지 태호 아저씨와 함께 이곳에서 소나무를 심고 동네 정체성을 손수 일군다.

인천다운 소설이면서 인천의 경계를 넘어서는 문학이다.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하고 2009년 인천문화재단이 '인천시민이 꼭 읽어야 할 우수도서'로 정한 이후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이 책의 소중한 가치는 명징하고도 유효하게 우리 삶에 와 닿고 있다.

초판의 문장들을 다듬어 더욱 유려해진 이 소설의 진가를 곱씹는 차원에서 이번 개정판의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한편 조혁신 작가는 1968년 의정부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라고 인하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계간 작가들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삼류가 간다>외 장편소설 <배달부 군 망명기>, <장미와 플라톤> 등을 썼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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