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윤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 101회 동반성장포럼 초청연사로 나서 한국 경제의 '중진국 퇴행' 가능성과 대처방안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제공=동반성장연구소

김영삼 정부 시절 경제관료였던 박재윤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한국 경제의 '중진국 전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명예교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정보력, 창의력, 협력을 키우는 '승승사고'의 토대 구축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정운찬)와 한국금융연구원(원장 박종규) 공동 주최로 열린 제 101회 동반성장포럼 초청연사로 나서 이같은 우려와 처방책을 내놨다.

박 명예교수는 '동반성장의 기초로서의 승승사고'라는 주제강연에서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지난 2021년 7월 한국을 A그룹(개도국)에서 B그룹(선진국)으로 변경했으며 한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3050 클럽에 속하지만 아직 선진국의 본질에선 멀리 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진국이란 인류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앞서가는 국가를 말하며 그 조건은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삶이 보장되고 각자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풍요롭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건에 걸맞은 선진국은 룩셈부르크(11만 2809달러), 스위스(8만 7002달러), 노르웨이(8만 4532달러) 등 모두 20개국이며 이들 국가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를 상회한다"면서 "반면 한국은 겨우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최소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어서야 하지만 지금 한국경제는 성장 기조가 후퇴하고 있어 자칫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미국이 세계 최고 경제강국인 이유는 정보에 집중하는 정보력,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창의력, 승승사고로 어느 정도까지 서로를 도와주는 협력력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이루고 정보력, 창의력, 협력력을 키워야 한다"고 처방을 내놨다.

박 명예교수는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재무부 장관, 통상산업부 장관을 역임했다.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

▲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 101회 동반성장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반성장연구소